한국일보

“부부가 함께 상담원으로 활동”

2009-09-04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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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상담소 김용기·노미라씨 부부

“남편·아내 각각의 입장
상담해 드리니 큰 효과”

한인 가정문제에 대한 상담은 주로 한 사람의 상담원이 부인이나 남편을 만나서 고민이나 애로 사항을 듣고 조언해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두 사람의 상담원이 함께 상담해 주는 경우는 무척 드물다.


김용기(UC어바인 교환교수), 노미라씨 부부는 한미가정상담소(소장 유동숙)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함께 상담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전 복음 신학대학원에서 상담심리학 석사과정을 마친 이들은 지난 2008년 10월부터 가정상담소에서 부부가 함께 상담해 주고 있다.

김 교수는 “저희 부부가 같이 상담실에 들어서면 남편, 부인이 의아하게 생각한다”며 “남편에게 불만이 많은 부인의 경우 남편 입장에서 설명해 줄 수 있고 부인에게 불만이 있는 남편의 경우 부인의 입장에서 상담해 줄 수 있어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한국대한예수교 복음교회 총회 미선교사로 파송된 김 교수 부부는 한국에서 ‘부부치료 세미나’를 하면서 혼자 상담하는 것보다도 부부가 같이 상담하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많이 된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깨닫고 함께 상담에 뛰어들었다.

김 교수 부부는 거의 1년 동안 상담소에서 상담하면서 가정이 깨지는 한인들을 보면서 너무나 안타까웠지만 이들과의 상담을 통해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된 가정을 지켜볼 때 너무나 보람이 있었다고 한다.

김 교수는 “85세된 노부부가 찾아와서 황혼 이혼을 하겠다고 해서 원만한 부부생활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서 4번 정도 상담을 해주었다”며 “그 이후 관계가 개선되는 것을 보고 상당히 보람을 느꼈다”고 말하고 중년·노년에 상관없이 한인 이민가정에 생각보다 문제점들이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3세 때부터 소아마비 장애자로 살아온 김 교수는 “이민 가정이나 한국 가정 모두 공통적으로 자신들의 문제를 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상대방의 잘못이 90%, 나의 잘못이 10%일지라도 10%를 먼저 인정해야 치유가 되기 시작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충북대학교에서 천문학교수로 재직 중인 김 교수는 UC어바인에 교환 교수로 있다.

<이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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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가정상담소에서 함께 상담을 하고 있는 김용기·노미라씨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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