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은 지나갑니다. 붙들지 마십시오.”
요즘 내가 가장 필요로 하는 마음의 위로를, 이 짧은 광고 문구에서 얻고 있다. 어느 철학자의 심오한 학설이 이보다도 더 가슴에 와 닿을 수 있을까? 누구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인지 존경심이 우러난다.
최근 심신이 피곤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 긴 고통의 터널을 언제나 다 통과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시간이 흐르면 고통도 경감되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에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고통을 사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병적으로 고통을 즐기는 사람만 빼고. 고통에 대처하는 방법도 사람에 따라 다르다. 어떤 이는 울부짖기도 하고, 혹자는 죽음을 생각한다. 나의 경우는, 피할 수 없는 고통이라면 담담한 마음으로 대처하려 한다. 오십 평생을 살면서,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절망과 고통의 순간들을 수도 없이 이겨냈으니까. 한동안 심심하다고 몸을 뒤틀고 불평했는데, 이제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 같다. 바쁜 중에도, 더 바쁘게 일을 만들고 돌아 다녔는데, 당분간 자숙의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다.
고통은 나누면 반감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 일가 친척 하나 없는 외로운 이민생활에, 매일 찾아 주시는 이웃사촌에게서 위로를 받는다. 어떤 때는 오랫동안 소식이 없던 친지에게서 연락이 와서 기쁨을 주기도 한다. 주변 분들의 기도와,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시는 분들께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 이분들의 노고에 보답해 드리는 길은, 나도 다른 분들이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라도 건네야겠다. 고통을 통해 우리는 성숙한다.
‘철 들자 노망’이라는 옛말이 무색하게, 고통을 통해 성숙해진만큼, 좀 더 남을 배려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남들에게 조그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하는 인생이니, 거북이처럼 천천히 숨을 고르고, 한걸음씩 나아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