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자투고 / 최영(동양인건강진료소 의사)

2009-08-06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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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료보험 ‘Healthy Families’ 예산삭감

추가가입 일시 중단…어린이 건강 ‘우려’

가주 예산난에 대한 대책으로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어린이 건강국민보험인 ‘Healthy Families’ 예산 1억 7,860만달러에서 25%에 이르는 비용인 5,000만달러를 삭감하는 것 뿐만 아니라 가입자 추가등록을 일시 중단한다고 지난 7월 17일 발표했다. 어린이들의 건강까지 희생양으로 삼으며 예산난을 이겨내고자 하는것은 좋지 않은 정책이다.

주정부 예산과 연방정부 예산으로 진행되고 있는 ‘Healthy Families’는 가주 어린이 건강국민보험 프로그램으로 최빈곤층을 위한 메디캘(Medi-Cal) 의료보험을 받기엔 임금이 많아 혜택을 받을 수 없지만 개인 건강보험에 가입할 만한 형편은 되지 않는 가족들을 위한 것으로 현재 90만명이 등록돼있다. 오바마 정권이 최근들어 이 프로그램을 갱신했지만 이번 추가가입 중단결정으로 등록자격이 되는 어린이 신규가입자들이 모두 대기자 명단에만 올라가게 됐다.


동양인 커뮤니티 소아과 의사로서 난 그들의 건강을 책임지고있다. 나를 찾아오는 어린이들 중 25%는 ‘Healthy Families’ 가입자들이고 22%는 치료를 받고 간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침체로 많은 가장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의료보험에조차 의지하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사면초가가 아닌가 싶다. 이같은 정책으로 동양인 이민자들이 특히 큰 타격을 받았다. 소형상가를 운영하는 많은 동양인 가족들에겐 민간 의료보험이 형편에 맞지 않는다. 하지만 이젠 국민보험 신청을 해도 그들의 자녀들은 가입자로 등록하지 못하고 대기자 명단에만 오를 것이다. 이 정책이 발표된 후 매일 2,750명의 어린이들이 대기자가 되고 있다.

몇몇의 아이들은 아예 보험이 없어질 수도 있다. 메디캘 의료보험 가입여부는 가족의 형편과 아이의 나이에 따라 정해진다. 일정 나이가 지나면 비록 형편이 나아지지 않았어도 더이상 메디캘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 전에는 해결책이 있었다, 바로 ‘Healthy Families’. 예전에는 생일이 지나 메디캘 의료보험에서 가입해지된 아이들은 바로 ‘Healthy Families’ 보험에 가입됐었다. 하지만 주지사의 결정으로 이제 그 아이들은 더이상 국민보험에 의지할 수 없게 됐다.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다는 것은 그럼 무엇을 뜻하는가? 가입되지 않은 사람들은 설령 병의 조짐이 보이더라도 병원을 찾는 것을 꺼려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곧 질환이 치료되지 못한 채 그대로 방치될 것이며 마침내 치료를 받고자 병원을 찾았을 때는 시기가 늦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지금과 같이 신종 인플루엔자가 판을 치고 있어 정기검진이 더욱 시급한 때 특히 필요한게 보험이다.

지난주 11살 아이가 내 병원에 찾아왔다. 그 아이는 얼굴이 갑자기 붓고 10 파운드가 넘는 체중감량과 고혈압 증상까지 보였다. 검사 도중 간에 이상을 발견, 급히 전문의에게 보내 이 아이는 다시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나의 병원 진찰료, 전문의 진찰료, 또 약에 든 비용까지 모두 국민보험으로 처리됐다. 이 보험의 도움이 없었으면 이 아이의 부모는 아이를 병원으로 데리고 갈 시기를 놓쳤을 것이고, 아주 위험한 결과를 초래했을 지도 모른다.
경기침체를 잘 이겨내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조금씩 희생을 해야할 것이다. 우리가 우리 사회의 가장 약자들을 대하는 것을 보면 우린 모두 부끄러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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