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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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 거액 계 파동 술렁

2009-07-30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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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신도 친분 이용 돈 빌린뒤 불경기로 감당못해 잠적 잇달아

필라델피아 한인사회가 계 파동과 빚 파동에 술렁이고 있다.

작년부터 이어진 불경기의 여파로 쌓여진 부채의 규모가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계를 먼저 타고 내빼는 전형적인 수법에서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하여 돈을 빌인 뒤 잠적하는 수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법으로 돈을 빼돌린 뒤 사라지는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어 한인사회를 경악하게 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사고들이 한인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인 교회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어 교회는 물론 가정 분란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남부 뉴저지 및 필라델피아 인근에서 교회를 중심으로 사고가 일어난 곳은 모두 6군데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이러한 사고는 밖으로 소문이 새어 나가는 것을 두려워한 교회의 속성상 쉬쉬하며 묻히는 경우가 다반사이나 이번에는 이 사고들이 각 교회를 중심으로 다발적으로 일어남으로서 밖으로 알려지게 됐다.대표적인 경우가 부루몰에 위치한 C교회.


이 교회에서는 8년 동안 교회를 다니며 신앙의 모범을 보여 온 김모씨 부부가 교인들에게 돈을 빌리고 계를 먼저 타는 방법 등으로 수십만 달러의 돈을 빼돌린 뒤 잠적하는 일이 발생했다.김씨는 73번 도로와 202 도로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곳에서 K 일식집을 운영하며 주변사람들에게 믿음을 산 뒤 돈을 빌리고 계를 먼저 타는 등의 수법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피해자들은 김씨가 그런 짓을 저지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한결같이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김씨는 뉴저지에 빌딩이 있어 공사를 하는데 인부들 임금이 밀렸다고 하거나 갑자기 암이 결려 돈이 필요하다 또는 일본에서 물건이 들어오면 곧 해결할 수 있다는 등의 말로 교인들이 믿게 한 뒤 돈을 빌렸는데 이 모든 것이 거짓말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자신이 돈을 빌린 교인들에게 담당 변호사를 통해서 편지를 남기기도 했는데 그는 편지에서 자신이 했던 모든 말들이 거짓이라면서 용서를 빌며 자신의 아이들은 아무 것도 모르니 제발 괴롭히지 말라고 부탁을 하기도 했다.
김씨는 이삿짐을 빼돌리고 아이들을 남겨둔 채 지난 토요일 새벽 사라진 상태다.이 외에도 랜스데일 지역에 위치한 A교회에 다니는 김모씨는 거래처와 교인들로부터 돈을 빌린 뒤 갚을 길이 없자 잠적해 버렸다.

김씨는 콜링카드 세일즈맨을 하면서 거래처로부터 수금을 한 뒤 입금하지 않는 수법과 교인들로부터 돈을 빌리는 방법으로 수십만 달러를 챙긴 뒤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외에도 B교회는 한 신도가 교인들에게 약 40만 달러의 돈을 빌린 뒤 파산선고를 해버려 교인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일도 발생했다. 이처럼 교회 안에서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한인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 교회임으로 교회 안에서도 이러한 사고가 일어날 수 있고 교회에서 일어났다고 해서 교회가 매도당하는 일이 없어야 된다면서도 오늘 날 교회에 스며든 물질주의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필라델피아 목사회 회장 이대우 목사는 유감스럽게도 교회 안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서 교회 안에서 신앙생활이 목사와 함께 모든 일들을 상의하고 고민하고 서로 주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찾아 나가야 되는데 서로가 모르는 채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어려운 때일수록 가정에 충실하고 교회 안에서 서로가 신뢰하고 사랑하여야 한다면서 이번 일로 피해를 입은 가정들을 위로하고 감싸안아주고 서로가 불신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권유했다.
HSPACE=5

김씨가 돈을 빌린 교인들에게 남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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