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지내는 한 치과 의사가 있다.
그는 항상 상냥한 미소가 인상적인 실력있고 유능한 의사이다. 그런 그가 병원을 오픈한 지 몇해 안되던 어느 날, 돌연 병원 일을 접는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유를 들어보니, 그에게는 년년생 자녀가 셋이 있는데 병원일로 아이들을 돌보기가 쉽지 않아 다른 사람들에게 맡겼는데 집안과 아이들 교육이 엉망이라는 것이다. 아이 봐주시는 분이 썩 나쁘지는 않으신 분인데도 아무래도 아이는 부모가 케어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 끝에 남편과 타협후, 자신이 먼저 접기로 했다는 것이다. 가정에서 자신을 뒤로하고 남편 이 가장으로 먼저 바로 서야 한다는 것과, 세태가 험악한 현실에서 조금이나마 부모로서 자녀에게 옆에 있어 줘야 한다는 생각을 한 그 여의사의 마음이 늦둥이 막내를 키우는 나의 마음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나름대로 현명한 선택을 했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그렇다고 그 좋은 직업을 놓고 집에서 아이나 보냐?” 는 생각도 다수일 것이다. 도시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으로 매장되는 순간이다. 개인적인 이유로 한국과 미국에서
의20년 임상 생활을 접기로 결단했을때도 의구심 섞인 많은 사람들은 똑같은 질문을 내게 던졌다. 그럴때마다 ‘그 좋은 직업’이란 어떤 기준에 두는 것인지 내 자신도 혼란에 빠질 때가 가끔 있었다. 직업을 고를때 첫째 우선순위가 돈을 잘 벌수 있는지 없는지에 달려 있다는 이야기인듯 들린다. 자본주의 사회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얼추 들어 맞는 논리 이긴 한 것도 같다.
사회가 변화되어 여자가 앞서가는 시대라는 것과 여자도 웬만하 면 모든면에 남자 맘먹는 능력이 따라 주어야 동등하게 설 수 있는 요즘 시대인 것이다. 또한 자녀들을 그냥 방심한채 교육 시킨 탓에 부모의 권위가 서지 못하는 것도 현실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이 사회적인 현실이라해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사회를 변화 시킬 수 있는 원동력은 가정의 기초 공사가 튼튼해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지론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시대가 변한다해도 가정에 대한 가치관까지 무너질 순 없는 것이란 생각을 한다. 어찌됐든, 집안의 가장이 먼저 바로 서야 하며, 아내는 남편을 돕는 베필 이라는 가치관이 확립되어야만 가정이 바로 설 수 있으며, 집안의 위계질서와 부모의 권위가 자녀들에게 올바르게 세워지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가정이 될 수 있는 요소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언제부턴가 누군가가 내게 주어진 숙제가 아직도 끝나지 않고 남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