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수도쿠 게임을 즐기며 / 김우란(모라가 거주)

2009-07-16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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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투고

아침 일찌기 일어나 기도를 마친 후 정원 옆문으로 나가면 한국일보가 앞뜰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일보 미주판 앞면을 대충 읽고 한장을 넘기면 일기예보 밑에 숫자넣기 퍼즐게임(수도쿠)이 반갑게 기다리고 있다.

7월부터 매일 수도쿠가 실리니 아침에 수도쿠를 끝내고 마음을 가다듬어 정리하고 다른 기사들을 읽어 내려간다. 신문을 다 읽고 나면 손주들 도시락 싸주기, 아침 챙겨주기 등이 나의 아침일과가 되었다.

70세가 넘으니까 큰 딸이 혹시나 어머니가 더 늙으면 치매가 오지 않을까 염려가 되어서인지 수도쿠(Number Puzzle) 책과 Word Searching 책을 사서 계속 부쳐준다. 그리고는 하는 말이 “치매 예방하는 책들이니 부지런히 하세요”라고 한다.
가끔 비행기를 타면 비행기 안에 있는 매거진 안에 또 수도쿠 게임란이 있어 열심히 하다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다. 내가 어쩌다보니 Number Puzzle Game에 중독이 되지 않았나 의심이 간다.


요즈음 TV를 보아도 몇가지 프로그램 외에는 서로 죽이고 모함하고 그렇지 않으면 섹스를 다루는 프로그램 밖에 없다. 차라리 수도쿠 게임이나 Word Searching Game을 하는 편이 훨씬 정신건강에 좋다고 생각되어 열심히 하고 있다.

얼마전에 우리 고모님이 몇년을 치매로 고생하시다 돌아가셨다. 치매를 앓는 사람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겠지만 부모님을 모시는 자녀들에게는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그 병처럼 고통을 주는 병은 없는 것 같다.

치매를 앓는 부모님을 혼자 집에 계시게는 할 수 없고 맞벌이를 해야 겨우 살림을 꾸려가는 자식들에게는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식들을 거의 미치게한 후 세상을 떠나는 아주 무서운 병인 것 같다.

처음에는 수도쿠 게임이 어려워 숫자가 겹치지 않게 하려니까 몇번씩 지우개로 지워가며 했다. 물론 숫자 1에서 9까지 모르는 사람은 없으니까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Easy, Medium, Hard, 그리고 Challenger 단계로 되어 있는데 지금은 Challenger 게임까지 그다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사위가 보고 “어머니는 도사가 다 되셨다”고 해서 모두 웃었다.

수도쿠는 역시 뇌(Brain)를 사용하는 좋은 게임인 것 같다. 그래서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절대로 치매에는 안 걸리겠지하는 확신을 가지고 또 내일 신문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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