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 한원(물리치료사)

2009-07-14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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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북이와 우박

어느 거북이와 우박이 사랑을 하게 되었다.

우박이 거북이를 사랑한 나머지 어느 날 가벼운 우박을 내렸는데도 거북이는 아무런 대답이 없이 묵묵히 있었다. 너무 답답한 우박이 이번에는 조금 심한 우박을 내렸는데도 거북이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 진짜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우박은 억센 storm에 가까운 우박으로 거북이 등을 후려 치듯 내렸더니 그때서야 거북이는 머리를 몸 속에 감추고 멀리 도망을 가버렸다는 어떤 우화가 있다. 우습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안타까운 예화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 예를 적용한 부부치료법이 있다고 한다.

대개 부부관계에 있어 아내가 남편에게 바가지를 긁고 잔소리를 한다고 하지만, 어느 상대이든 상관없이 내 자신이 우박에 속하는 편인지, 거북이에 속하는 타입인지 한번쯤 확인해 보는 것도 부부간의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화가 나 있을때 상대방에게 나는 어떻게 하는지, 상대방이 나에게 화를 낼때 나는 어떤 자세인지’에 대해 곰곰히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우박이 거북이가 대응을 안 한다고 무조건 일방적으로 퍼부은 것도 잘못이지만 왜 거북이는 “내가 그런 방법은 좋아 하지 않으니 이런 방법으로 노력 해주면 좋지 않을런지..” 라든지, 긍정적인 대화를 통한 다른 방법으로 지혜롭게 넘어 갈 수도 있었을 텐데 소처럼 ‘ 뚱’ 하니 참고 있다 결국에 어리석은 방법을 택해야만 했는지… 조금 안스러운 생각도 든다. 우리의 인간관계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다. 부모와 자식간의 문제, 부부간의 관계든 모든 인간 관계에서든 그 영역은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래 알고 지내던 친구가 있었다. 그 녀는 엄청 자아가 강하고 성격이 확실한 캐리어 우먼이었 던 동료 이었다. 부모와의 갈등이 심했던 그 녀는 늦도록 결혼에 대한 생각도 접고 혼자서 당당히 살아 가고 있던 그녀였는데 어느 날 돌연 독립을 포기 하겠다고 폭탄 선언을 한 것이다. 이유인즉슨, 날이면 날마다 혼자 사는 딸을 찾아와 온갖 간섭을 하는 자신의 어머니를 향하여 핵폭탄(?)을 날리고 분개하는 것에 염증을 느껴 결혼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결혼에 골인은 했는데도 여전히 신혼집 까지 찾아와 간섭하는 어머니 의 등살 때문에 결국에 어머니와 멀리 있는 곳으로 이주한 친구가 있었다.

자신의 끊임없는 storm같은 우박이 얼마나 상대방의 영혼을 힘들고 지치게 하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더욱 힘든 것은 가장 가까운 상대방들이 희생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관계 회복은 그리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관계를 극복하지 못하면 오히려 더욱 심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게 된다. 다행히 그 친구는 그 곳에서 신실한 크리스챤이 되어 어머니를 용서하며, 자신을 연단하는 훈련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심한 우박을 지혜롭게(?) 극복한 좋은 케이스였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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