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데이비드 헨리 황(David Henry Hwang)의『엠. 나비』(M. Butterfly)라는 작품의 실제 주인공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있었다. 그는 1986년 당시 프랑스 외교관으로, 여장남자인 중국인 오페라 가수와 사랑에 빠져 국가 기밀을 중국에 넘긴 스파이 혐의로 체포되었다. 이 사건이 세간에 회자된 이유는, 재판과정에서 그가 20여년을 같이 산 파트너가 사실은 남자였음을 몰랐다고 고백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겠는가, 라는 의문을 표시하였고, 그가 동성애자였을 것이라고 추측하지만, 그의 성적 정체성을 명확하게 알 수는 없다[극작가 황은 이를 표현하고자 작품의 제목에 남성 호칭인Monsieur를 M.으로 처리하였으며, 이 제목은 푸치니(Puccini)의 오페라 『나비부인』(Madam Butterfly) 의 역설적 표현이다.].
이 사건이 갖는 궁극적 의미는 그의 성적 정체성이 무엇이냐가 아니다. 말하자면 그가 어떻게 직장(rectum)과 질(vagina)을 혼동했는가가 아니라 바로 그가 갖고 있던 아시아인에 대한 고정관념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는 그의 여자친구가 자기 앞에서 옷을 완전히 벗는 걸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으며, 그것은 여자친구가 매우 정숙하고, 또한 여자가 남자 앞에서 옷을 벗지 않는 것이 중국의 관습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하면 그는 아시아 여자들에 대한 일종의 환상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그로 하여금 ‘외양’과 ‘실재’를 구별할 수 있는 분별력을 갖지 못하게 하였고, 그 결과 그는 그 ‘외양’이 의미하는 복종과 순결만을 본 것이다.
그런데 이런 고정관념이 비단 그에게만 한정된 것이라고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이 사건 외에도, 매일 접하는 인터넷이나 방송매체를 조금만 관심있게 들여다 보면 아시아 여성들에 대한, 더 나아가 아시아인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이 아직도 빈번히 보여지고 있음을 인지할 수 있다. 이 문제에 대해 많은 노력과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러한 고정관념은 우리가 열심히 헤쳐나가야 할 커다란 장애물임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