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생전예수재

2009-07-11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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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초록 바다에
구름이 개이고
아침 햇살은
온 세상을 밝게 비추니
지혜의 태양이
선악에 걸리면
깨달음이 멀어질까
걱정되는구나

구름을 벗어난
저 달빛처럼
중생들의 생전에 지은 죄
은은한 염불소리에
마른 풀 타버리듯
허공에 흩어지네

바람에 스쳐가는
법당의 풍경소리에
포토맥 강물은
소리도 없이 흘러가는데
산사의 목탁소리
독도르르……


인연이 다하여 흩어진
외로운 영혼들이여
마음을 비워서
어리석은 탐진의
마음을 열고
삼계화택(三界火宅)의
윤회(輪廻)를 벗어나
해탈의 세계로
왕생하옵소서


김경암
대한불교 조계종
워싱턴 보림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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