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 경사라(문협회원)
2009-07-05 (일) 12:00:00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쟁반에 금사과 라는 말을 새겨본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말은 얼마나 될까. 안 해도 되는 말들을 우리는 참 많이도 하고 산다는 생각이 든다. 반면에 해야 할 말을 꼭 시기 적절하게 얼마나 잘하고 사는지도 궁금 해진다. 아마도 내가 동부에서 좀 살다 다시 살던 곳으로 이사해서 생긴 일이니 7년 전 일인 셈 이다.
목요일 오후는 내가 쉬는 시간, 모처럼 혼자 쉬고 있는데 아랫집에서 여느 때와 같이 얼마나 음악을 크게 틀어 놓았는지 귀가 울리고 그날은 좀 불편할 정도였다. 언젠가는 소리를 줄여 달라고 말하리라 그렇게 작정하고 일주일을 지냈기에 사람 사는 것 같아 좋기는 했지만 모처럼 쉬는 것도 집중이 안되고 방해가 되어 아랫집에 내려갔다. 자마이카인 남편과 아메리칸 부인이 사는데 지난 주말에 이사 왔다. 이사 오던 날 인사도 나누고 해서 구면인지라 내려가 음악소리를 조금만 내려 달라고 부탁했더니 얼른 소리를 낮추어 준다. 그리고 집안정리를 깨끗이 해 놓았기에 가구들을 심플하게 잘 정돈해 놓았다고 칭찬을 하니 안으로 안내하더니 햇볕이 잘 들어 좋다고 침실도 구경시켜주며 신난 아이처럼 계속 말을 하였다. 말도 참 많지만 성격이 참 좋다 싶었다.
이런저런 얘기 좀 나누고 올라와 그 집에 전에 살던 사람을 생각 했다. 그 사람은 얼마나 담배를 피우던지 내가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는데 그들한테 담배 좀 꺼달라고 부탁 한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래서 더 스트레스도 받고 담배 피우는 밤 시간이면 괴로워 창문을 닫고 또 이사갈수 없는 내 형편에 슬퍼했다. 원래 금연 건물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말해도 되었지만 우리집도 악기 소리로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좋은 것이 좋은 것이 라고 생각 했었다. 그리고 남에게 ‘이렇게 좀 해주세요’ 하며 종용하는 것은 더더욱 생각도 아니하였기 때문에 늘 2nd smoke에 시달려야만 했었다. 그런데 그때 그런 나의 생각, 그것이 옳고 좋은 것 만은 아닌 것임이 밝혀졌다.
그때, 용기까지는 아니였겠지만 아랫집에 내려가 내 마음을 시기 적절하게 잘 표현 하였기에 내 이웃과 좋은 친구의 마음을 갖게 되었고 소리를 조절하게 되었고 스트레스도 더 이상 받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주말에 시간 내어 차 마실 약속까지 했었으니 말이다. 지구본을 끌어다 자마이카를 짚어보고 바하마도 어디쯤에 있나 하고 들여다 보며 웃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잠언을 읽을 시간, 그리고 꼭 할말은 제때에 잘 하고, 하지 않아도 될 말은 버리자. 보듬고 다듬으며 살고, 사람을 만나는 동안 누구나 은쟁반에 금사과 같은 말들이 착한 마음속에서 계속 정성껏 흘러나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