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 김지연(합창 지휘자)

2009-07-02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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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의 창

합창은 오묘하다. 혼자서는 낼 수 없는 소리의 다양함 뿐 아니라. 여러사람의 소리가 합쳐서 하나의 소리를 만드는 힘이 있다. 뭔가 상반되지만 그것이 가능한 것이 합창이다. 그리고 그 현상에 희열 같은 기쁨을 느낀사람은 게속 그것을 추구한다. 마치 마약이나 담배 같이 한번 시작하면 끊기어려운 것 처럼. 안해봐서 모르겠지만…

내게도 그런 합창의 묘미를 기쁨을 희열을 감동을 느끼게 해주신 분이 계시다. 카리스마 넘치지만 한 성깔 하시는…분. 한소리를 만들기 위해 봄부터 지휘자는 그리도 울었나보다. 딱 알맞는 표현이다. ㅎㅎㅎ 모든 것이 그립다. 그 열심이, 그 열정이, 그 고민들이….오늘 나는 기억의 주머니속에서 살며시 꺼내 들어본다. 한 소리로 부르던 그 음악을, 그 정성들을…

합창과 세상살이는 혼자서는 살아 갈 수 없음에 너무나 흡사하다. 나 잘 났다고 으시됨은 결코 아름다운 화음에 방해만 되지만, 나 못났다함도 합창에 도움은 안 된다. 소프라노의 선율을 부르며 알토의 소리를 들어야하며 베이스의 저음과 테너의 고음도 들으며 나를 맞출때 하나의 소리를 만들 수 있다. 남의 소리를 들으며 나를 맞추고, 나를 표현하며 남을 인정하는 그것이 합창이고 세상살이인 것 같다.
몽골에서는 ‘흐미’ 라는 발성법으로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을 어려서부터 훈련 시키며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한 사람의 목소리 안에서 두가지의 음 높이 로 연주가 되어지는 것인데, 처음 듣고서는 너무나 놀랐다. 심지어 그 소리가 아름답기까지 하다. 세상에 이런일이… 가능한단다.

사람의 목소리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고, 그 초월함이 합해지면 감동은 몇배로 증폭되는 것 같다. 나와 너의 어울어짐, 그런 합창을 꿈꾼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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