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질투하는 사모 / 김인숙(목회자 아내)

2009-06-03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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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의 창

세간의 뉴스거리 중에 목사와 여자 성도간의 관계를 폭로하는 기사를 종종 접하게 된다. 목회자의 사모로서 당연히 목사인 남편의 일거수 일투족을 늘 조심스래 관찰하는 것이 사실이다. 심방을 다닐 때나, 성도와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누거나, 손을 잡는 악수를 하거나, 어깨를 두드린다거나…, 그러나 보통은 상상하는 것만큼 웬만해서는 여자 성도와 목사간의 관계는 상식적으로 늘 조심하므로 큰 문제로 이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남녀간의 질투가 신분과 지위를 막론하고 나타나듯, 목사도 사모도 사람일진데 질투심을 안 느낀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이런 질투심은 비단 여자 성도를 향해서만 나타나는 일은 아니다. 한번은 남편이 어느 성도의 자녀를 정말 사랑스럽게 꼭 껴앉아 주는 모습을 보고는 불현듯 “아니 저 양반이 자기 애도 그렇게 이뻐해 주면 어때” 하는 질투심이 오른 때도 있었다. 때로 교회의 연세드신 권사님들께 잘해 드리는 모습을 보며, “우리 친정 어머니한테도 저 만큼만 하면 얼마나 좋아” 하며 내심 시기심이 발동할 때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어느날 설교라도 멋지게 잘해 내면 “성도들이 남편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고 끌리면 어쩌나”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기도 했다. 물론 여기에 나와 동일한 감정을 갖지 않은 사모님들이 많이 있을 것이지만 나는 믿음이 성숙하지 않은 탓인지 이런 유치한(?) 감정을 느껴본 때가 종종 있었다.

사모 초년생일때는 힘들기도 했지만, 사실 교회안에서 만큼은 사모는 제일 뒷 전에 물러나 모든 것을 양보하고 있어야 한다. 목사는 성도들을 섬기면서영적인 권의로 존경을 받을 수 있을지라도, 사모는 모든 성도들의 세세한 부분까지 섬기고 낮아져야 하되 사실 아무런 보상(?)을 받을 수 없는 위치이다. 이러한 이유로 사모는 평신도도 아니요 교역자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서 칭찬과 비난을 받을 때가 너무도 많다.

교회안에서 목사는 더 이상 사모의 개인적인 남편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래서인지 사모는 교회를 떠난 가정안에서는 남편의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 하기를 원한다. 교회안에서 가장 밑바닥이었지만 가정에서는 내가 최고 이어야 한다(남편 기죽이는 일과는 다른 차원임). 나를 위해 그리고 우리 자녀를 위해 제일 많이 기도해 주고 축복해 줄 것을 요구한다.

사모라는 위치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어렵고 험난한 자리로 측은하게 생각도 하지만, 반면 사모란 위치가 이 얼마나 축복받은 자리인가. 하나님의 종으로부터 바로 직계로 축복을 독차지 하는 기쁨, 그래서 아마 사모되기를 서원기도 하는 사람이 있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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