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 김지연(합창 지휘자)

2009-05-28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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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나는 자신의 생각을 자~알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을 좋아한다. 남이 잘 알아듣도록 친철하게, 특히 나처럼 이해력이 좀 떨어지는 사람에게는 남을 납득시키고, 이해하게 만드는 언어의 달변가는 존경 그 자체이다. 거기다 적당하게 짜를 줄 아는 지혜가 있다면 나는 무지막지하게 좋아한다. ‘지나치면 모자른 만 못하다.’ 나는 이말을 내 딸에게 설명하다가 졸도하는 줄 알았다. 딸이 알아 듣도록 친절하지도, 납득 시키지도, 적당하지도 않았다. 그래도 듣고 있는 내 딸이 존경스럽다.

한글은 한 끗차이로 뜻이 달라진다.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다. 그 곳에 마지막 반전이 있어,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

얼마전 내 친구가 반 기특함으로 반 한심하다는 듯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다.


아들이 어머니 날이라고 한글로 카드를 써서 줬단다. 그 뿌듯함이란…역시 돈 들여 한글을 가르친 보람이…앗! 그러나…ㅎㅎㅎ 깔깔 웃었단다.
내용인 즉 ..엄마에게….어쩌구 저쩌구,…. 그리고는 맨 마지막에 ‘너 아들이’ 라고 썼더란다.

영어로는 분명 맞는 표현일꺼다. Your Son. 우린 깔깔깔 데놓고 웃었다.
나는 내 딸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줬다. 듣던 의진이…하하하 웃는다. 그리곤… ‘틀린 곳이 있네?’ 그런다. 나도 순간 ‘역시 내 딸이야. 내가 들인 돈이 얼만데!’ 하지만…내 딸의 대답은 이거다. ‘너 아들이 아니고 , 너의 아들이지!’ 그 뿌듯해하는 표정이란…뜨악~
한참을 설명해줬다. 높인 말이 어쩌구 저쩌구…이럴땐 어쩌구 저쩌구…친절하게,납득시키려,그리고 길지 않게…최선을 다 했다.

지금은 커서 고등학생이 된 아이가 있다. 그 여자아이가 6살때 할아버지 할머니가 한국에서 손녀를 보러 오셨다. 엄마는 아이의 교육을 특히 예절 교육을 잘 시킨다는 걸 보이고 싶었고. 잠을 자기전에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인사를 시켰다. 아이가 이렇게 인사하더란다. ‘할아버지, 할머니 안녕히 죽으세요’ 앗! 안녕히 주무세요를…한 끗차이가..이런 황당함을 연출 할 줄이야.

그래도 우리 엄마들은 오늘도 여전히 한글과의 전쟁을 준비 중이다. 한 끗의 황당함은 애교로 여기며, 우리 아이들과의 대화를 포기 할 수 없기에, 자신의 생각을 엄마에게 자~알 표현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글공부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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