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머니 사랑

2009-05-12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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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숙 워싱턴 한인교회

오월 달력을 살펴보니 어린이날, 어머니날, 어버이날, 입양의 날, 부부의 날 등 가정과 어머니를 기리는 날들이 많이 있다.
자식을 위해 온전히 희생할 수 있는 분도 어머니이시고 자식을 위하여 평생을 기도해주실 분도 오직 어머니이시다.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은 자신의 생명보다 더 강하시고 어머니는 자식을 잘 키우기 위하여 밤과 낮을 가리지 않으시며 궂은일도 마다 않으시고 즐겨 행하신다. 자식들 키워 독립시켜 놓고, 아니 어머니는 자신이 살아있는 한 자식을 위해 자기 생애를 즐겨 바치신다.
장기수들만 수용돼있는 형무소 간수의 조사에 의하면 처음 몇 해는 살을 맞대고 살던 부인이 찾아오다가 몇 년 지나면 발길을 끊지만 계속 찾아오시는 분은 오직 어머니뿐이라고 한다. 꼭 같은 여자이지만 ‘아내’일 때와 ‘어머니’일 때는 이렇게 다르다.
여자에게 있어 남편은 동반자다. 어머니는 자식이 자기 몸의 일부분이다. 열 달 동안 배속에 품고 살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머니는 자식이 범법자일지라도 내 자식인 이상 도와야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집에서 살림만 하시던 어머니가 군사정권 시대 때 아들이 노동운동을 하다 감옥에 가게 되자 아들의 뜻에 노동운동에 가담하는 어머니, 이라크 전쟁에서 아들을 잃은 한 전업주부가 부시 대통령의 텍사스 목장 정문 앞에 진치고 반전데모하는 어머니, 어머니의 특성은 자식이 가장 고통스러워할 때 찾아가는 사랑이시다.
저의 어머니는 고수머리, 오그랑니에 작달막한 체구이셨는데 냉정한 여자라고 시어머니로부터 핀잔을 받으셨다. 나는 어릴 때 늘 할머니 사랑을 받은 기억은 생생한데 어머니는 “너는 맨날 접시 고기만 잡는 게으른 녀석”이라고 야단하시던 어머니로만 생각했었는데 6.25동란으로 많은 사람들이 피난을 가게 되었을 때 어린 딸과 호랑이 같은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시는 처지여서인지 피난갈 생각을 못하시고 17살 아들인 내 등에 옷 두 벌과 쌀 반말을 지워주시면서 피난가게 하시고는 뒷산 서낭당을 향해 흙바닥에 엎드려서 “우리 오째(아명) 무사히 곧 집으로 돌아오게 해 주세요” 소원기도 하시던 모습, 이제 내가 내 자식을 키우면서 어머니의 사랑의 무게가 얼마나 큰지 깨닫게 된다. 1991년 40년 만에 고향을 방문했을 때 어머니 묘소 앞에 엎드려 우리 어머니의 사랑에 보답하지 못한 죄책감 때문에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성경은 자녀들이 부모에게 순종하고 공경하면 잘 되고 장수하리라고 약속하신다. 부모들이 자식들을 사랑했고 돌볼 사명을 다했으니 자녀들은 부모에게 순종하고 공경할 의무가 있다.
어느 노부부가 금이야 옥이야 키워 시집보낸 외동딸 부부에게 “너를 위해 그동안 쓴 돈에 대한 은행이자만 돌려받고 싶다”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했다고 한다.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생활비 보태달라고 손 내밀기 전에 자녀들은 부모님의 자존심을 생각해서 미리미리 돈을 챙겨드리는 것이 효도 중의 효도일 것이다. 부모들이 살아계실 때 잘 봉양했으면 자식들은 평생을 만족할 것이고 늘 삶속에 기쁨이 채워질 것이다.
부모들이 선행하는 모습을 자녀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유대인의 전통이라면 한국 사람의 전통은 부모님에게 효도하는 모습을 자녀들에게 보여주는 것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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