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 김지연(합창 지휘자)

2009-05-07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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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시대, 카라, 그리고 슈퍼 쥬니어

나는 거절을 잘 못 한다. 그건 착한 신데렐라 컴플랙스가 있어서도 아니고, 소심해서도 아니다.

내 생각에는 거절 당할 상대의 마음에 감정이입이 빠른 탓인 것 같다. 내게 부탁하려는 상대의 그 고민들, 거절 당한 후의 그 민망함들을 나도 알기에 그렇다.

어느날, 요즘도 메주를 직접만들고 그 메주로 장을 담가 먹는 친구집에서 거한( 반찬종류만 열가지가 넘었던 것 같다) 점심을 먹고 기분좋은 시점에 한 전화를 받았다. 뭐든지 타이밍이 중요하다. 음악을 통해 알게 된 기자님전화였다. 내용인즉 원고 청탁!!! 요즘 말로 표현하자면…뜨악!! 이다. 처음엔 말도 안된다는 생각에 웃음으로 거절하려했지만…망할 놈의 감정이입이 시작되고 있었다..에고 에고…그래서 이 야심한 시간에 컴퓨터 앞에 앉아서 글을 쓴다.


나는 음악의 세계에 몸을 담고 있다. (ㅎㅎㅎ 조직에 몸을 담고 있다는 말이 왜 연상될까? )음악에 머리까지 완전 잠긴 상태는 아닌 것 같고, 할 수 있는 일이 음악이라 하는 것 같다. 다행스런 것은 좋아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TV, Radio, 생음악이든 음률이 담긴 것엔 귀가 커진다.

내겐 3살 이후로 자기가 다 컸다고 생각하는 딸 의진이가 있다. 이사건 이전에는 나는 내게 딸 엉덩이를 두드리며 “아고~우리 의진이 다 컸네~” 이런 말을 하는 버릇이 있는 줄 몰랐다. 의진이가 친구의 엄마에게 “제인 엄마, 제인이는 다 컸어요?”라고 묻고는 의아해하는 제인 엄마에게… “ 의진이는 다~ 컸어요~”하더란다. 이런 딸이 요즘 한국 가요에 푹 빠졌다. 머리까지 잠긴 상태인 것 같다.나를 돌이켜보니 가요에 빠졌던 건 대학교시절이고, 해바라기.봄 여름 가을 겨울,동물원,015B의 음악을 좋아했던 것 같다.세상 빨라졌다. 9살짜리 미국사는 아이가 한국가요를…. 덕분에 본의 아니게 듣게 되는 소녀시대의Gee Gee Gee Gee(뭔 Gee가 이리도 많은 지),카라의 Honey ,Honey,~,슈퍼쥬니어의 Sorry ,Sorry,Sorry~~듣다보니 중독성이 강하다. 재미있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따라하고 있다. 그 중에 슈쥬(슈퍼쥬니어의 준말: 요즘은 준말이 대세다)의 Sorry Sorry가 좋다.워낙 빠른 곡이라 나머지 노래 내용은 잘 파악이 안되지만 그냥 좋다.리듬 비트가 좋다. 의진이는 노래가사를 한글로 받아적어가며 외운다. 나도 따라 외운다.하지만 금새 까먹는 나는 아줌마일 뿐이다.

그러고 보니 내가 9살때는 어떤 노래를 불렀나 생각을 해본다. 동요밖에 안 불렀던 것 같다. 언제나 동요였다.지금도 동요제목 얘기하라면 줄줄 나온다. Sorry Sorry는 금새 까먹는 머리에서…그러고 보니 딱 의진이 나이였다. 동산국민학교 2학년때 담임선생님께서 노래 잘 한다며, 방과 후에 남겨서 동요를 가르치셨다. 박정자 선생님.그 분 때문에 내가 음악의 세계에 몸을 담게 된거다.

어릴때 들려 주던 동요를 다시 들려줄까? 그래 아이의 정서 함향엔 좋을텐데….고민이 된다. 지금 내 입에선 Sorry,Sorry,Sorry~네가 네가 네가 먼저~~ 슈쥬의 음악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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