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타임즈에 난 사진하나가 시선을 끈다. 북극곰이 새끼를 데리고 하얀 유빙(遊氷) 위에 서서 어디론가 흘러가는 모습이다. 머리를 들고 멀리 하늘을 바라보는 모습이 마치 유랑민처럼 애처롭다.
그런데 의외로 얼음이 떠 있는 곳이 런던 템즈 강이다. 타워 브리지도 보인다. 어떻게 예까지 흘러온 걸까? 깜짝 놀라 설명을 보니 16피트 높이로 만든 조각품이라고 한다. 영국 의회에 지구온난화의 경종을 울리기 위한 환경단체의 퍼포먼스였다.
지난 달, 미 과학원(NAS)의 발표는 경종을 넘어 충격적이다. 지구 온난화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현상이란 것이다.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지금이라도 노력하면 100-200년 내 기후가 정상으로 돌아온다고 믿었다. 허나 최근 연구결과는 훨씬 비관적이다. 설사 올해 이산화탄소 양을 산업 혁명 전 수준으로 줄인다해도 온난화 현상을 돌이키려면 1,000년 이상 걸린다는 게다.
왜 그럴까? 주원인은 이산화탄소의 사라지는 속도가 몹시 느린 탓이다. 이산화탄소는 탄소동화작용으로도 없어지지만, 대부분 바닷물에 녹아 흡수된다. 헌데 그 용해속도가 매우 더딘 것이다. 온난화가스 중 76%나 차지하는 이산화탄소는 일단 바닷물 표면에 녹은 후, 물이 순환하면서 심해 속으로 용해된다. 메탄 같은 온난화가스는 비교적 빨리 사라지는데 비해 과잉의 이산화탄소는 없어지는 과정이 심해의 순환만큼 느리다.
게다가 지구가 더워지면 이산화탄소가 물에 덜 녹는다. 설상가상으로 바다 속에 흡수된 열의 발산은 더 느려진다. 일단 온난화가스가 줄어든다고 해도 바다열의 발산이 줄기 까진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바다의 두 역할 - 이산화탄소의 흡수와 열의 방출은 서로의 이점을 상쇄시키는 현상이다. 이산화탄소의 흡수는 온난화를 늦추고, 열 방출은 온난화를 가속화한다. 따라서 앞으로 이 균형이 깨어지는 데는 1,00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 추산이다.
사실 지구가 더워지면 다 나쁜 것만은 아니다. 작물이 빨리 자라 식량이 증산된다. 극지방과 시베리아 등 동토들이 녹아 쓸모 있는 농토가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이점보다 나쁜 점들이 훨씬 많은데 있다.
우선 인간 건강에의 위협이다. 더운 기온 속에서 병원체나 해충들이 급증하고, 말라리아, 장염, 세균성이질 등, 열대성 전염병이 창궐하게 된다. 또한, 바닷물의 팽창과 수증기의 증가로 북극빙하들이 녹아 해수면이 높아진다. 홍수와 가뭄이 잦아지고, 온도상승으로 강력 에너지가 실린 태풍이나 허리케인은 살인적 파괴력을 갖는다. 2100년까지 수면이 2피트 정도 상승한 후, 향후 매 세기마다 2-3피트씩 오른다는 예측이다.
그러나 천년이 걸린다고 비관만 할 수 없다. 온난화가스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을 소홀히 하거나 포기해선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오히려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더 적극적으로 지구온난화를 막아야한다고 믿는다.
오늘날, 온난화 사태가 이렇게 되기 까진 과학적 사실을 논쟁거리로 만든 미 정책수립자들의 정략적 오도, 그리고 그 오도에 혼란을 일으켜 중지를 모으지 못한 대중들,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본다. 이제 지구 온난화란 난제를 대체에너지 개발과 효율개선 등 실용적인 대안으로 해결코자 하는 오바마 정책에 기대가 크다. 지구 온난화 오류의 물줄기를 되돌릴 수 있는 단호하고 지속 가능한 천년대계(千年大計)를 세우는 건 우리 세대의 시대적 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