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생활경제 칼럼 / 이원창

2009-01-26 (월) 12:00:00
크게 작게

▶ 이원창 (HSBC 은행 프리몬트 지점장)

미국은 지난 70년이래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고있다. 이를 극복할 길은 어디에 있나? 최근에 가졌던 한인 비즈니스맨과의 짤막한 대화를 소개한다.

이: 많이 어려워 보이세요. 집이나 부채를 줄이시는 게 어떨까요?
장: 줄이려고 해 봤지만 쉽지 않네요. 비즈니스 매상도 30 퍼센트나 줄었어요.
이: 이제는 실리콘벨리 지역도 타격을 많이 받고 있어요. 구글도 주식가격이 반 이상 떨어지고, 야후는 말 할 것도 없고. 기업들 실적도 최악의 수준이죠. B of A도 주식가격이 83%나 떨어지고 ,가주 실업률은 9.3%를 넘어섰고.
장: 집이라도 팔린다면 나을텐데, 큰 집만 가지고 있으면 뭘 하겠습니까? 가격이 언제까지 내려갈까요?
이: 부동산 경제 전문가, 예일 대학교의 로버트 쉴러교수에 의하면, 지역에 따라 연말까지 15 퍼센트 이상 더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죠. 전 연방은행 총재 앨런 그린스팬은-그의 신뢰도가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하반기 정도면 미 경기가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예상하니까, 가격의 하락도 멈추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장: 사실 요즘 너무 어려워요. 일주일 내내 쉴 시간이 없어요. 몸과 마음이 몹시 피곤해졌요.지난번에는 한 여직원이 찾아와서 자기 남편이 잡을 잃었대요. 시간을 늘려달라고 해서 어렵기는 하지만 그 청을 들어 줬지요.
이: 장형, 참 잘하셨네요. 그렇게 어려우면서도 직원의 형편을 들어주신것 참 고마운 일이죠. 적은 빵 한 조각이라도 나눠줄 수 있다면 그 분은 정신적으로도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거죠. 정말 쉬운 일이 아니지요.
장: 집만 정리하게 되면, 정말 날아갈 것 같습니다. 밤마다 잠을 잘 수가 없어요.
이: 지난 10년 동안 투자 은행들,기업들, 다투어서 뭐든지 뛰어 들었고, 돈도 수백억씩 벌어들였고, 잘 나가는 사람들은 연 수입으로 6천만 달러나 챙겼죠. 우리도 나름대로 큰집 사고 재 융자하고 다시 팔고, 사고, 또 모기지 론 끌어내서 옛날 론 크레딧 카드도 갚고 다시 늘리고. 악순환을 거듭해왔죠. 그 결과, 세상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죠. 집 값은 떨어지고 오일가격은 치솟고, 서브프라임 투자 은행, 기업들은 수백억의 손실을 보게 되고, CDS 파동과 더불어 해지펀드들 파산하고, 오일가격은 다시 바닥으로…골드만 삭스가 2009년에는 배럴당 2백 달러 선이라고 예상했다가 채 몇 달도 안되서 배럴 당 45달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을 바꾸었죠.

침체 국면으로 들어선지 이미 12개월, 월스트릿저널에 의하면 경제학자들은 경기침체는 올 하반기까지 지속되다가 연말에 들어서면 다시 회복 조짐을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죠. 몇 번씩 속아왔기에‘경제 할아버지’라 하더라도 그 말을 신뢰하기가 어렵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지요. 오바마 행정부의 New New Deal 정책이 제대로 시행될 수만 있다면, 기대를 걸 수 있겠지만... 지난 30여 년 미국에서 살아 왔지만 2008년은 정말로 어려운 한 해였죠. 2009년 역시 아주 힘든 해가 될 것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각자의 내적 삶을 향상하는 일. 또 가능하다면, 부채를 줄이는 일, 모기지든, 비즈니스든, 크레딧 카드든 빚을 줄여야 하고. 당장 앞으로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은 없죠.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불 필요한 빚은 줄여야만 하고... 고정관념을 바꾸어야만 합니다. 우리는 지금 깊은 안개에 쌓인 험한 산 골짜기, 미지의 세계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몸 차림 행장을 가볍게 하는 게 좋습니다.
무엇이 필요한지, 거추장스러운 것인지 다 알고 있습니다. 내 속을, 밖을 바라다 보면 먼 산행에 무엇이 꼭 필요한지 알게 되고 주변을 돌아보세요. 바로 옆에 있는 사람들 , 그 들이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동반자 들임을 알고있는지요? 등에 짊어진 어떤 것보다도 더 귀중한 생명의 동반자임을 깨닫게 될 때야 비로서 우리의 불황극복은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