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마다 축제·전통행사 찾아 숨은 역사 배우기
커버스토리
미국인들은 여행 준비를 최소 6개월 전에 한다. 행선지를 정하고 예산을 책정해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여행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미리 강구한다. 여행지에 대한 배경과 역사 공부도 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병원과 비상 연락망까지 알아둔다. 여행은 또한 계절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 봄철 야생화로 유명한 곳을 가을에 떠난다면 그 여행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 또 각 지역에서 열리는 축제시기를 따라 가는 것도 지혜로운 여행이 된다. 신년을 맞아 ‘준비된 여행’을 위한 캘리포니아 각 지역의 각종 행사와 축제들을 월별로 모아 본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서부지역 최대의 카운티 행사인 LA 카운티 페어 등 수많은 페스티벌이 주기적으로 열린다.
1월
남가주의 고래관광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이다.
알래스카에서 먹이를 따라 남쪽 서해안 바하 캘리포니아로 겨울나기 여행을 오는 회색고래 떼의 대이동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데, 이때는 각 해양 박물관마다 고래에 대한 재미난 습성과 생태계를 알려주는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패사디나에서는 18일 로즈 퍼레이드를 풍자한 ‘두다 퍼레이드’(Doo-Dah Parade)가 열리고 마틴 루터 킹 데이를 맞아 19일 사우스LA 지역 킹 블러버드에서는 퍼레이드와 함께 대형 페스티벌이 열린다.
로즈 퍼레이드를 풍자한 두다 퍼레이드가 오는 18일 패사디나 올드 콜로라도에서 펼쳐진다.
2월
밸런타인스 데이를 주제로 한 행사가 곳곳에서 열린다. LA 동물원(www.lazoo.org)에서는 ‘주 러빙’이라는 이름의 밸런타인스 데이 행사가 개최되고 와인 & 초컬릿 축제가 북가주 로디에서 열린다. 또한 라카냐다에 있는 데스칸소 가든에서 열리는 동백꽃 페스티벌(Camellia Festival)이 유명하다. 이 꽃동산이자 식물원, 수목원에는 갖가지 색깔이나 종류의 크고 작은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약 20에이커에 달하는 카멜리아 포레스트가 일제히 꽃눈을 뜨고 사람들을 반기며 끌어들인다. 1일에는 동백꽃을 주제로 한 쇼와 묘목 판매 행사도 열린다.
봄철을 맞아 패사디나 컨퍼런스 센터에서는 대형 화분 쇼가 7~8일 열리며 3가와 페어팩스에 있는 유명한 파머스 마켓에서는 21~22일 그리고 24일 마디그라 행사가 거행된다.
설날 행사도 빼놓을 수 없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샌개브리엘 밸리 연례 루나 뉴 이어 퍼레이드 & 페스티벌(lunarnewyearparade.com)이 7일 열린다. 그리고 1일 중국타운에서도 퍼레이들 동반한 대규모 축제가 열린다.
신년을 맞아 열리는 설날 행사가 샌개브리엘 지역과 중국 타운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야생화 시즌·농장 견학·캠핑 줄이어
3월
남가주의 봄이 시작되는 시기.
LA 식물원, 헌팅턴 라이브러리, 데스칸소 가든 등에서는 각종 봄맞이 행사로 분주해진다. 이 곳을 찾으면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겨울 내 앙상했던 나뭇가지에는 꽃방울이 맺히고 땅에서는 녹색의 새싹들이 돋아남을 보게 된다.
3월 중순이면 캘리포니아 유명사적지 샌후안 카피스트라노 미션에서 제비축제가 열린다. 아르헨티나 고야 지방의 절벽에 서식하는 제비 떼가 6,000마일의 긴 여행 끝에 남가주에 도착한다. 제비들을 맞으며 성대한 타종식이 열리고 발레와 음악 공연, 인디언 토속 음식 등이 소개되는 축제가 펼쳐진다.
3월은 또한 세인트 패트릭스데이 축제가 열리는 시기. 남가주 각 지역에서 아일랜드의 전통 행사가 이어지는데 OC 헌팅턴비치와 벤추라에서 열리는 행사가 가볼 만하다.
4월
남가주 들꽃 시즌이 시작되는 시기이다. 캘리포니아 주화인 양귀비(poppy)가 끝없이 이어지는 언덕을 노란색의 융단으로 뒤바꾼다.
앤틸로프밸리 파피 군생지에는 매일 수만명의 꽃구경 인파가 몰리고 한인 노인단체들은 버스를 대절해 이곳으로 봄 소풍을 떠난다. 샌디에고 앤자 보레고 주립공원 역시 들꽃의 물결로 출렁이는데 황폐한 사막이 피워내는 꽃들의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장관을 만들어낸다.
4월 중순에는 롱비치에서 남가주 최대의 자동차 경주인 도요타 그랑프리가 열리고 리버사이드 샌하신토 마운틴 아래 있는 조용한 소도시 헤밋(Hemet)시에서는 미국 내 최장기 공연기록을 갖고 있는 대규모 야외극 ‘더 라모나 패전트’가 열린다.
4월 말이면 형형색색의 레너큘러스가 샌디에고 인근 칼스배드 꽃단지를 아름답게 장식한다. 50여에이커가 빨강, 노랑, 보라 등 오색의 영롱함으로 물든다.
4월 말이면 형형색색의 레너큘러스가 샌디에고 인근 칼스배드 꽃단지를 아름답게 장식한다(위). 앤틸로프밸리에서는 캘리포니아 주화인 양귀비가 언덕을 노란색의 융단으로 뒤바꾸면서 파피 페스티벌이 열린다.
5월
샌버나디노 산기슭의 글렌 헬렌 리저널 팍에서는 가주 최대의 ‘르네상스 축제’가 개최된다.
암흑 중세시대를 마감하고 화려한 유럽 문화의 꽃을 피워낸 르네상스 시대의 모습을 재현해 내는 이 축제의 무대는 당시 해상을 제패하고 제국의 영화를 누리던 엘리자베스 1세 시설의 대영제국으로 다시 돌아간다.
세계적 포도주 산지인 나파밸리의 칼리스토가 페어그라운드에서 열리는 오월제(Maifest)는 가주 최대의 포도축제. 독일 뮨헨에서 직접 공수된 진짜 독일 포도주와 맥주가 소개되고 전통 독일식 요리를 마음껏 음미할 수 있다.
6월
남가주의 여름은 수온주가 90도를 오르내린다.
이때 시원한 바람이 부는 레익 애로헤드에서 열리는 아트 앤드 와인(Art & Wine) 축제는 낭만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오아시스 역할을 한다.
라이브 공연과 각종 와인을 음미하면서 샌버나디노 마운틴의 산기운 만끽하고 내려올 수 있다.
6월은 또한 한인들이 좋아하는 체리 따기 시즌. 초여름 태양을 받아 붉어진 체리의 싱싱한 맛을 과수원에서 직접 맛볼 수 있다.
7월
방학으로 무료해진 자녀들과 캠핑을 떠나는 시기. 남가주에만 4,000여개가 넘는 캠핑장들이 여름에 지친 도시인들을 부른다.
7월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독립기념일 행사. 퀸메리, 샌타모니카, 샌타바바라 등지에서 열리는 불꽃놀이는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다.
8월
라구나비치에서는 전통 여름축제 페스티벌 오브 아트(Festival of Art)와 패전트 오브 매스터스(Pagent of Masters)가열린다.
유명 작품이 무대에서 재현되는 미술, 음악, 무용 종합예술제로 매년 수십만의 인파가 몰린다. 8~9월 할리웃 보울은 남가주 최대의 문화행사 장소로 변모한다. 여름 별빛 아래서 세계 각국 음악인들이 예술의 향연을 펼친다.
매년 여름 라구나비치에서 열리는 소더스트 페스티벌.
9월
3주간 ‘신바람 장터’인 LA카운티 페어가 포모나에서 성대하게 열린다.
연인원 100만명 이상으로 전국 최고 규모를 자랑하는 페어에는 볼거리, 먹거리, 탈거리를 고루 갖추고 있다.
9월 중순부터 중가주 비숍 지역에는 가주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단풍시즌이 시작된다.
오웬스밸리 비숍 크릭의 아스펜 트리들이 곧 다가올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옷을 노란색으로 갈아입고 방문객들을 맞는다.
10월
가을이 무르익는 계절이다. 토랜스 알파인 빌리지와 빅베어에서는 시월제 옥토페스트(Oktofest)가 열린다. 유럽산 맥주와 흥겨운 음악이 흥을 돋운다.
10월은 또 핼로윈 축제가 곳곳에서 열리는 시기. 남가주 위락공원들은 갖가지 유령과 도깨비들이 출몰하는 공포의 지역으로 변하고 아이 몸짓 만한 대형 호박이 농장을 뒤덮는다.
11월
한 해의 풍성한 수확을 감사하는 추수감사절 행사가 곳곳에서 열린다.
라구나비치에서는 연례 예술행사인 소더스트 페스티벌이 열리고 가든그로브 수정교회에서는 뮤지컬 글로리 오브 크리스마스가 막을 올린다.
11월은 남가주 스키시즌이 시작되는 시기. 빅베어, 마운틴 하이 등 남가주 스키장은 눈 언덕으로 변모한다.
12월
다시 할러데이 시즌이 시작됐다. 연말의 흥겨운 분위기로 남가주는 고조된다.
LA 다운타운과 유니버설 시티워크에서는 야외 스케이트장이 설치된다.
뉴이어스 이브 행사가 여러 곳에서 열리고 2010년 1월1일에는 제121회 로즈퍼레이드가 패사디나 콜로라도 블러버드를 수놓는다.
<백두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