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싱톤한인교회 7주간 ‘장기 기증 캠페인’
2008-12-26 (금) 12:00:00
“나의 눈은 해질 때 노을을,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이 얼굴과 여인의 눈동자 안에 감추인 사랑을 한 번도 본 일이 없는 사람에게 주십시오.
나의 심장은 끝없는 고통으로 신음하는 사람에게 주십시오...“
와싱톤한인교회의 김영봉 목사는 지난 11월9일 주일 설교를 로버트 테스트라는 사람이 쓴 시를 읽으며 마무리했다.
매년 11월 둘째주일은 미국 연합감리교회가 ‘장기 기증 주일(Organ and Tissue Donor Sunday)’로 지정한 날. 이날 김 목사는 간과 신장을 제공받은 이정현 심방 목사, 심장 이식을 받은 김은형 권사, 간 이식을 받은 김형렬, 손종섭 집사의 이름을 열거하며 “고마운 장기 기증자들이 없었다면 벌써 교인 주소록에서 이름이 지워졌을 수도 있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자신도 버지니아주 장기기증협회에 등록돼 있다는 김 목사는 “내 장기가 적게는 두 세 사람, 많게는 7명을 살릴 수 있다”며 학교 농구팀에서 경기를 하다 왼쪽 무릎을 다쳐 다른 사람의 뼈를 사용해 인대를 갈아끼우는 수술을 받은 아들 이야기도 소개했다.
그날 이후 와싱톤한인교회는 두 달 가까이 장기기증 캠페인을 벌이고 있고 오는 28일(일) 오전 9시 헌혈 행사를 마지막으로 기증자 등록을 마감한다.
그러나 일부 교회나 단체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인들이 장기기증율은 타민족과 비교해 매우 저조한 편. 캠페인을 이끌었던 김시원 권사는 “한인들이 혜택은 많이 받으면서도 정작 남을 위한 기증에는 관심이 적다”면서 “헌혈 및 장기 기증 캠페인의 의미와 중요성이 한인사회 전체에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인들의 장기 기증 기피는 많은 오해에서 비롯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우선 신앙인의 경우 부활할 때 내 몸이 없어지면 어떻게 하느냐는 주장. 김 목사는 그러나 설교에서 몸의 부활은 영원한 몸이 부활이지 현재의 신체를 의미하는 게 아니며 대부분의 교단은 오히려 장기 기증을 장려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문가들은 잘못 퍼져 있는 ‘신화’와 오해들은 장기기증협회 홈페이지(Save7Lives.org) 등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습득하면 모두 해소할 수 있다고 조언을 주고 있다.
기증할 수 있는 장기는 심장, 소장, 신장, 간, 폐, 췌장 등이며 신체조직은 뼈, 안구, 심장판막, 피부, 힘줄, 혈관이 가능하다.
훼어팩스 이노바병원과 함께 실시되는 헌혈 캠페인은 28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된다.
문의 (7030743-1919 김시원 권사
<이병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