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 모 (歲暮)

2008-12-24 (수) 12:00:00
크게 작게
이택제 (워싱턴문인회)


누군가 올것만 같아
삐비처럼 아련한 길목
간밤에 뿌린 가랑비 비바람에 젖어
인고의 빙화(氷花) 내화(耐火)로
뽑아올린
나무를 보네.

뜨겁게 달아오른 핏줄이
가슴으로 풀무질하는
활화산 같은 숨결
산호초(珊湖草) 붉은 가지엔
겨울 설화(雪話) 서려오고
말갛게 어린 수정체 나무에게
당겨진 불씨의 바늘꽃

빙하(氷河)의 뱃고동소리
불꽃 핀 세밑의 새벽길을
숨가쁘게 달리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