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석양지는 강언덕에서

2008-12-23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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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성숙

어스름 저녁 적막이 흐르는 강가
석양 지는 하늘가 붉은 노을 아직 인 데
물 위에 불기둥도 하루의 빛을 접는다.

외로운 내 그림자 어둠 속에 사라지고
희뿌연 안갯속 옷자락만 젖어 온다

눅눅한 풀숲엔 밤이슬 차가운데
풀벌레 사랑 찾아 신호를 보낸다.

물 위에 잔물결 강바람에 일렁이고
길게 뻗은 나무그림자도 서서히 일어나
물에서 나와 밤 안갯속에 다시 안긴다

아름다운 하루의 마감 조용한 강가에
둥지 찾아가는 새들도 내일을 위해 나래를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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