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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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속 오아시스’ 인디언캐년의 밤 ‘행복’

2008-12-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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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랜드캐년 트레일 종단<3>

내려간 길 다시 등반
시간·체력 안배 관건


게시판에 천둥번개 표시와 104도 온도가 새로 올려졌습니다. 우리는 4시까지 기다릴 이유 없이 바로 출발해도 되겠다고 의견을 모으고 그 날의 숙소 인디언 가든을 향해서 출발했습니다. 피해야 할 더위가 문제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콜로라도강의 길고 좁은 다리를 건넌 후 강과 나란히 따라 난 모래 길을 한참 걸어 올라갔습니다. 간간히 뿌려준 빗줄기가 흙먼지 길을 가라앉혔습니다. 다음날까지 이 효과는 계속되어 먼지가 정말 없는 축복된 하이킹을 하게 됨을 감사했습니다.


인디언 가든은 그랜드캐년 사막 속의 오아시스 입니다. 전날 잔 곳과는 달리 깔끔한 시설과 시원한 날씨로 정말로 행복하게 하루 밤을 잘 잤습니다.

아침에 누룽지를 끓여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름이 말하듯이 드넓은 평지를 가로지르는 마지막 절벽 끝, 왕복 3마일의 플라투 포인트(Plateau Point)에 갔습니다. 그곳에서 아침햇살을 가르며 콜로라도강이 굽이굽이 유유히 흐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수려한 캐년의 모습들이 우뚝우뚝 솟아있었고 저만치 우리가 어제 내내 걸어온 길들이 지그재그로 보였습니다. 우리가 처음 여기야 라고 생각한 오아시스의 시작으로부터 자그마치 2마일 가까이 지나가서야 캠프 그라운드가 나왔습니다.

그곳에 도착했을 때에는 지친 기대감으로 너무 피곤했었습니다. 바로 그 길들이 한 눈이 보였습니다. 유럽인으로 보이는 젊은 청년들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자 뜻밖에도 “김치하세요” 하는 게 아닌가요. 폴란드에서 온 청년인데 수원 아주대학에 교환학생으로 3개월 있었다고 합니다. 그의 한국에 대한 경험과 칭찬을 들으면서 그랜드캐년 속에서도 한국의 발전함을 보는구나 하고 뿌듯했습니다.

브라잇 에인절 트레일(Bright Angel Trail)의 마지막 코스는 정말 지루했습니다. 뒤돌아보면 처음에는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5시간을 걸은 후에도 똑같은 배경의 그림이 있었습니다. 가끔씩 나귀(mule)를 타고 내려가는 무리들이 우리를 기다리게 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내려왔고 백팩을 메고 올라가는 우리를 위해서 서주는 사람들은 흔치 않았습니다. 과도하게 관광지화 되어서 고요함과 품위를 상실한 분주함이라고 할까요.

그래도 아름다운 자연은 묵묵히 뒤에 서있었습니다. 사람들을 드문드문 만났던 노스 림(North Rim)쪽이 갑자기 그리워졌습니다. 예정보다 1시간 빠른 오후 3시 드디어 목적지 사우스 림(South Rim)에 도착했습니다. 여유 있게 천천히 잡은 스케줄 때문에 우리는 우수한 학생이 될 수 있었습니다.

등산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으신 박 국장님은 자신이 너무 대견스러워 그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 분은 우리 모두의 쓰레기까지 당신의 백팩에 자원해서 가져온 분이기도 합니다. 신기하게도 무선기가 림을 가로질러 북쪽까지 연결되어 남팀과 통화할 수 있었습니다. 기차역 가까이 파킹장에 가보니 우리의 차 랜드 크루즈가 반갑게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차 속에 남겨놓았던 두 주먹보다도 큰 복숭아를 국물을 흘려가며 베어 먹으면서 정말로 행복했습니다. 우리의 용기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낸 인내심을 자축했습니다. 그리고 캠프 그라운드에 도착하자마자 곧 텐트를 치고 샤워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숙박 문의: Xanterra Parks & Resorts,www. grandcanyonlod- ges.com,
(303)297-2757


그랜드캐년 하이킹 주의사항

방문객들이 많이 들리는 사우스 림에서 콜로라도 강까지 내려가는 길은 브라잇 에인절(Bright Angel Trail·9.5마일)과 사우스 케이밥(South Kaibab Trail·6.9마일)이 있다. 두 트레일이 모두 길이 넓고 안전하지만 경사가 심하고 돌이 많다. 그래서 그랜드캐년 하이킹은 하루에 콜로라도 강까지 다녀오기보다는 이틀을 잡아 하이킹을 하는 것이 안전하고 체력 소모도 거의 없다.

계곡에 따라 기온의 차가 심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가을 하이킹의 경우 사우스 림에서 아침 일찍 차가운 날씨에 출발하지만 강바닥은 100도를 육박할 수 있다. 그늘이 거의 없으므로 일사병 방지를 위해 모자, 선글라스, 수건, 얇은 겉옷 등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

물도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브라잇 에인절 트레일은 중간에 식수가 있으나 다른 트레일들은 식수를 구할 수 없기 때문에 1인당 1리터 병 2개 이상을 준비한다.

일단 내려간 길은 되돌아와야 하므로 시간과 체력 안배에 주의한다.

올라오는 길이 2배 이상 소요됨을 명심하고 무리가 된다고 생각되면 스스럼없이 되돌아오도록 한다.

어두워질 때를 대비하여 손전등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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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캐년 하이킹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코스이기 때문에 시간과 체력안배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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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이 거의 없으므로 일사병 방지를 위해 모자, 선글라스 등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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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캐년 남북 림 하이킹을 성공적으로 마친 KARA 회원들.

김장숙
<치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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