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감사, 오직 그것만이

2008-12-02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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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 MD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은 “사랑합니다”이고, 가장 행복한 말은 “감사합니다”이다. 이 두 가지 말이 우리에게 없으면 건반 없는 피아노이고 줄 없는 바이올린과 같을 것이다. 어느 누구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마음에는 늘 따뜻하고 인생을 아름답게 느끼게 한다. 또한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때 돈으로 살 수 없는 행복을 누리게 한다.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William Randolph Hearst)는 미국의 신문사 사장이었고 정치인이었다. 또 그는 미술품 수집에 관심이 있었는데 어느 날 책에서 자기가 원하는 그림이 있어서 그 그림을 찾기로 하였다. 그 그림을 누가 어디에 가지고 있는가 하고 몇 개월간 많은 돈을 들여서 수고를 하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그림은 자기가 수장해 둔 그림 보관소에 있었던 것이었다. 그는 이미 자기가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대부분 우리는 허스트처럼 살고 있을 때가 많다. 우리는 늘 “만약에(If only)”라는 전제하에 살고 있다. “내가 돈을 많이 벌면”, “내가 원하는 것을 갖게 되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면”이라면서 늘 부족한 마음으로 살아가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것들이 이루어지게 되면 이전과 별다를 것이 없이 늘 무엇인가 부족한 상태에 놓여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하나님께 늘 기도하는 한 신자가 있었다. 하나님께서 그의 믿음을 보시고 그에게 세 가지 소원을 들어 주신다고 하셨다. 이 신자는 먼저 자기가 지금까지 같이 살아온 부인이 너무 싫고 지겹다고 하면서 부인을 바꾸어 달라고 했다. 하나님은 그 부인을 죽게 하였다. 부인이 죽고 나자 장례식에 온 사람들이 부인이 너무 좋은 사람이고, 착한 사람이고, 정말 귀한 사람이라고 하면서 부인에 대해서 칭찬의 말을 했다. 생각해보니 죽은 부인이 정말 좋은 것 같았다. 그래서 두 번째 소원을 하나님께 아뢰면서 죽은 부인을 다시 살려 달라고 했다. 이제 세 번째 소원만 남은 이 신자를 고민하며 어떤 소원을 이루어 달라고 할지 몰랐다. 그래서 하나님께 지금 무엇이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지를 가르쳐 달라고 했다. 그 때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가지고 있는 환경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이 사람은 기도했다. “하나님, 지금 이대로도 행복합니다. 이대로도 분에 넘칩니다. 저는 행복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가장 귀한 선물은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고 지금(NOW), 현재이다. 그래서 NOW는 NICE, OH, WOW이다. 늘 언제나 지금처럼 좋은 순간과 날이 없기 때문이다. 당나귀를 시장에 팔려고 끌고 가는 아버지와 아들의 이솝 우화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만족한 상황인 것을 가르친다. 당나귀를 그냥 끌고 가는 아버지와 아들을 보고 사람들은 왜 당나귀를 그냥 끌고 가느냐고 한다. 그래서 아들이 당나귀를 타고 가는데, 이번에는 왜 아버지가 타지 않느냐 한다. 그래서 아버지가 타고 가니까 힘없는 당나귀를 왜 혹사시키느냐 한다. 그래서 아버지와 아들이 당나귀를 메고 가다가 힘이 없는데 매어 있는 당나귀가 몸부림치는 바람에 그만 시냇물에 당나귀를 빠뜨리고 말았다. 삶은 이것도 저것도 만족함이 없다. 가난한 자는 부족해서 만족함이 없고, 부자는 잃어버릴까 만족함이 없고, 약한 자는 움직이지 못해서, 건강한 자는 일을 하다 피곤해서 만족함이 없다. 이것이 삶이다. 그 어느 누구도 이러한 인생의 비밀과 숙제를 풀 수 없다. 오직 어떠한 상황에도 감사하는 것만이 삶을 행복하게 하고 풍요롭게 하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성경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내가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내가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에 배부르며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립보서 4:11-13)
결국 삶의 능력 다른 말로 말하면 삶에 대한 자부심이나 긍지, 행복, 자신에 대한 자신감은 환경이 아닌 자신의 마음에서 오는 것이다. 그 어떤 것도 환경이 자신을 세워 주지 않기 때문이다. 설령 자기 외에 다른 사람이 변화된 환경 때문에 다르게 본다 할지라도 진정한 기쁨과 행복은 자신만이 갖는 것이다. 오직 감사, 그 것뿐이다. 높은 곳에 있든지, 낮은 곳에 있든지 초막이나 궁궐이나 감사하는 마음, 오직 그것만이 자신의 삶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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