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를 가르치다 보면 가끔 노인들이 배우러 오신다.
노후에 마음을 달래기 위해 취미를 가져야 한다고 배우시기도 하고 치매에 좋다고 하시기도한다.
그중에 나를 감동 시키신 분이 계신다.
죽음에 임박한 양로병원 환자들이 있는 식당의 한 구석에 덩그러니 닫혀진채 퇴물처럼 먼지앉은 피아노
그 피아노가 처량하지 않도록 피아노 연주로 함께 늙어가는 외로운 마음을 나누고자 피아노를 배우고자 하신다. 본인도 노인임에도 병들어 힘들어하는 노인들이 좋아하는 곡들을 골라 양로원에 쓸쓸히 홀로 식사하는 분들을 위해 피아노로 위로를 해드리고 싶다고 하신다.
자신도 즐기면서 그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자 하시는 그 마음은 이제껏 피아노로 무조건적인 봉사가 없었던 나를 얼마나 부끄럽게 했는지 모르겠다
내 어릴적 선생님이 내게 하신 말씀이 문득 생각난다.
최고의 연주자가 되기보다 음악을 통해 위안을 안겨주고 나누어주는 음악가가 되어라.
그간 나는 잊고 지냈는데 다시금 그 노인 분을 통해서 내게 나눔과 섬김을 일깨워 주셨다.
어느정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그 분은 젊었을땐 자식 키우며 열심히 버느라 힘들었는데 지금은 쓰느라 힘들다고 하신다.
제대로 잘 쓴다는것! 아무나 할 수 없는것 아니겠는가.
자신에게가 아닌 주변 사람들에게 늘 그 분은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에 앞장서서 베푸신다.
그 분을 대하면서 나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잘 쓰는 연습 ,주는 연습을 해야할 것 같다.
힘없고 노후가 불안해 욕심이 가득차 죽음 직전까지 움켜쥐는 모습은 얼마나 초라하고 구차해 보일까.
우리 아이들이 많은것을 가진 부모를 존경할까 아니면 적지만 가진것을 나누는 부모를 존경할까.
내아웃의 신음을 뒤로 한채 내 주머니만 챙기는 마음은 죽음 앞에서 얼마나 허탈할지 생각만 해도 비참하다.
아! 세상은 진정 아름답다.
씁쓸한 일이 많이 일어나는 요즘같이 각박한 시기에 가끔은 이런 빛나는 마음들이 있어 주변을 환하게 밝혀준다.
피아노의 검은 건반을 받쳐준 흰건반이 조화를 이뤄 아름다운 음색으로 울려 퍼지듯 사람들 사이에도 넉넉한 나눔이 이어지면 세상은 기쁨의 연주가 아니겠는가!
오늘도 양로원의 피아노는 뚜껑을 열어줄 그 노인을 기다리고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