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짧은 가을 / 구정희(직장인)

2008-11-11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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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투고

가을은 느끼기도 전에 가는 것이 이 곳의 가을이다. 나무잎들이 색깔을 별로 바꾸지도 않고 그저 누렇게 떨어지는 포플라 나무들을 보며 가을이 왔구나 생각한다.

울긋불긋한 단풍을 본 것이 언제인지.

며칠전에 온 비로 청명해 진 하늘을 보며 가을하늘 같다 생각했다. 비에 씻겨 내려간 여름의 그림자를 뒤로 하고 그 자리에 이쁘지 않은 포플라 잎들이 거리에 뒹군다.


계절중에 가을처럼 사람을 잠시 멈춰서 생각하게 하는 계절이 있을까.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우리처럼 생명을 다하여서 가는구나 생각하고 풍성한 나무잎들이 다 떨어지고 난 앙상한 가지가 또 새 봄을 기다리고. 한 세대는 가고 또 한 세대는 오는 것처럼 그렇게 우리는 자연의 법칙처럼 잠시 이 땅에서의 삶을 살다가 간다. 사는 동안 어떻게 충실하게 살 것인가는 각자의 숙제이다.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잠시 숨을 고르고 살아온 시간들을 점검해 보자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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