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경(老境) 2

2008-11-11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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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창호 공인세무사, VA

관능적 즐거움이 줄어들수록
인생과 자신의 모습은 또렷해 지느니
믿음과 소망과 사랑을 더욱 불태워
저 영원의 소리에 귀기울이자.

이제 초목의 잎새나 꽃처럼
계절마다 피고 스러지던
무상한 꿈에서 깨어나
죽음을 넘어 피안에다 피울
찬란하고도 불멸하는 꿈을 껴안고
백금(白金)같이 빛나는 노년을 살자.

구상(具常)

화제속의 시인은 관능적 즐거움이 줄어든 노경을 마지해서 오히려 영원의 소리, 믿음 소망 사랑 속에 자신을 불태우라고 촉구합니다. 누구나 노경에 이르게 되면 계절마다 피고 지는 잎새의 꿈같은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 같은 꿈에서 깨어나 죽음까지도 초월한 찬란하고 불멸한 꿈을 안고 백금 같이, ‘풀잎은 노래한다’를 처녀작으로 2007년에는 88세의 고령으로 107번째 노벨문학상을 받은 영국의 도리스 레싱(Doris Lessing) 같은 노년을 살라고 권면합니다.
구상 선생은 1919년 함남 원산 출생으로 1941년 일본에서 종교학전공 대학을 졸업, 1946년 ‘수난의 초(草)’란 작품으로 문단에 데뷔하게 되었습니다. 1952 년에는 서울대학 강사, 그리고 1957년에는 서울특별시 문화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초토의 시’ ‘까마귀’ 외에 다수가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선생의 공로를 치하하면서 2004년 5월 11일 그의 영전에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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