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는 사랑의 기쁨
2008-11-11 (화) 12:00:00
인도의 성자 썬다 씽이 눈보라가 몰아치는 어느 날 네팔지방의 한 산길을 가게 되었다. 마침 방향이 같은 여행자를 만나 바삐 걸음을 재촉했다. 얼마쯤 갔을까. 인적이 없는 산비탈 눈 위에 쓰러져 다 죽어가는 사람을 발견했다. 썬다 씽은 여행자에게 “우리 이 사람을 데리고 갑시다. 그냥 두면 죽을 것 같소”라고 하자 여행자는 “미쳤소? 우리도 죽을지 모르는데 누굴 도 준다는 말이오”라면서 먼저 가버렸다. 그러나 썬다 씽은 죽을힘을 다해 쓰러진 사람을 업고 걸었다. 눈보라는 갈수록 더하고 걷기도 힘든데 등에서는 땀이 날 정도였다. 등에 업힌 사람은 썬다 씽의 더운 체온으로 점점 몸이 녹아 의식을 회복했다. 마침내 마을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얼어 죽은 시체를 보고 놀랐는데 그는 먼저 간 여행자였다. 이 일화는 인간은 어떤 역경 속에서도 희생적인 사랑을 나누면 살고, 희생적인 사랑을 외면하면 살아갈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인간이 혼자 살 수 없는 이유는 더불어 살지 않고는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힘겹고 아프고 외로울 때 위안이 되어주는 가까이 함께 할 수 있는 지인과 친구가 필요한 것이다. 내가 누군가를 필요로 하며 또 누군가가 나를 필요로 할 때 인간은 비로소 존재한다.
어느 철학자는 살아있다는 것은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사랑이야말로 이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원초적인 힘이라고 말했다.
어차피 인생은 떠밀리는 삶의 연속이다. 삶은 어차피 그 떠밀린 바로 그 지점에서의 철저한 투쟁이 아닌가. 거기서 끝이 아니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인생이다.
지난주에는 장애인 밀알선교의 밤 음악 공연을 감상했다. 피아니스트인 정수인 양은 네 살 때 자폐증 진단을 받았다. 숨 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지만 수인 어머니는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여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가르쳤다. 전문 연주자로 성장하는 것은 꿈도 꾸지 않았던 어머니였지만 수인 양은 올해 서울종합예술학교 피아노과를 졸업했다.
수인 양의 순수한 모습과 함께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를 연주할 때는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자식에 대한 무조건 희생적인 사랑으로 기적을 만든 수진 어머니는 “모든 것에 하나님의 사랑이 늘 임재해서 감사한 삶을 살아간다”고 했다.
이 세상에 완전하고 완벽한 인간은 없다. 사람은 누구나 크고 작은 정신적 육체적 결함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희생적인 사랑은 나누면 나눌수록 풍요로운 삶이 되고 힘이 되어준다.
서서히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어려운 이웃을 돌아볼 때다. 인간은 누굴 만나느냐에 따라서 인생이 달라진다고 한다.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어줄 때 주는 기쁨과 함께 사랑은 두 배로 커지며 인생의 참의미를 깨닫게 되지 않는가 사색에 잠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