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빅보이 트레이딩 최환창 사장님 영전에

2008-10-28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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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기명 엘리컷시티, MD

허허, 이게 무슨 청천하늘에 날벼락 같은 부음인가.
여보게 나의 친구 환창이, 자네같이 건강하고 활달한 사람이 나같이 허약한 사람보다 먼저 가다니….
나는 그동안 무소식이 희소식인줄로만 알았었네. 연락 못해 정말 미안하네만 나도 그동안 말 못할 사연이 정말 많았다네.
지금 되돌아보면 정말 까마득한 세월이 흐른 것 같구먼. ‘회자정리’라던가, 그렇게 가깝게 지내던 우리가 언젠가부터 왕래가 끊어지고 자연스레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벌써 세월이 정말 정말 많이 흘러버렸구먼… 소문에 사업을 접고 하와이로 이사했다고는 들었네만, 내 나름대로 자네가 정말 말년을 우리 같은 범인들하고는 달리 폼생폼사 유유자적하며 여유있고 멋있게 산다고 생각했었지.
여보게, 자네 지금 듣고 있는가. 지금 자네 사랑하는 막내딸이 자네가 생전에 제일 좋아하던 곡이라고 ‘oh, danny boy’를 바이올린으로 연주하고 있다네.
자네를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떠나보내며 자네 막내딸의 기막힌 바이올린 연주로 듣는 조가 ‘아, 목동아’, 옛날 나도 무척 좋아했었지. 특히 깜깜한 밤에 트럼펫 연주로 혼자 듣는 그 죽여주는 멜로디, 인생을 노래하는 듯한 그 가사. 여보게, 자네 지금 그 관속에 폼 잡고 누워 지긋이 눈을 감고 뭐하고 있는건가.
어이 이 사람아, 그렇게 건강하고 힘이 넘치고 목소리에 자신감이 배어있던 자네, 나이가 나보다 한살이 어리면서도 항상 형같이 내려다보며 보스같이 말하던 자네….
정말 허무하구먼, 정말 허무해. 남도 아니고 친한 친구, 몇 안 되던 동기동창 하나가 또 이 한 많은 세상을 뒤로하고 쓸쓸히 내 앞에서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게 바로 몇 년 후의 우리또래 모두의 모습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기가 차는구먼.
자넨 지금 죽었으면서도 우리 남은 사람들에게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네.
언제 자네처럼 될지 모르니 항상 준비하고 남들에게 겸손하라고… 항상 건강 챙기고 남의 가슴에 못 박는 소리 하지 말고 남한테 못 할 짓 하지 말라고… 이 세상에 이해하지 못하고 용서 못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살아생전 무엇인가 뜻있는 일을 한 가지는 하고 떠날 준비를 하라고….
이래서 사람들이 저마다 바쁘고 힘들어도 장례식에는 꼭 와봐야 하는 것 아니겠나.
한 사람의 생생한 휴먼 히스토리의 마지막 현장을 직접 목격하면서 우린 참으로 저마다 자기 인생을 반추하며 정말 많은 것을 배우지. 여보게, 내가 횡설수설 하는 것 같네만 자네 큰아들이 참으로 자네를 많이 닮았구먼, 정말 붕어빵일세. 그 헤어스타일하며 저 서있는 자세까지 자네를 빼 닮았으니 자네는 갔지만 저 아들을 통해 어쩌면 환생해서 영생하는 것 아니겠나. 이남 일녀, 이미 다들 훌륭하게 성장했고 특히 늦둥이 막내딸도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데 취직도 했다하니 그런 다행이 없다고 보네.
아무쪼록 살아생전 모든 미련 집착 다 훌훌 털어버리고, 힘들고 무거웠던 모든 짐 다 내려놓고 저 푸른 하늘, 하느님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취하시게. 이만 잘 가게. 안녕.


친구 임기명
허허, 이게 무슨 청천하늘에 날벼락 같은 부음인가.
여보게 나의 친구 환창이, 자네같이 건강하고 활달한 사람이 나같이 허약한 사람보다 먼저 가다니….
나는 그동안 무소식이 희소식인줄로만 알았었네. 연락 못해 정말 미안하네만 나도 그동안 말 못할 사연이 정말 많았다네.
지금 되돌아보면 정말 까마득한 세월이 흐른 것 같구먼. ‘회자정리’라던가, 그렇게 가깝게 지내던 우리가 언젠가부터 왕래가 끊어지고 자연스레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벌써 세월이 정말 정말 많이 흘러버렸구먼… 소문에 사업을 접고 하와이로 이사했다고는 들었네만, 내 나름대로 자네가 정말 말년을 우리 같은 범인들하고는 달리 폼생폼사 유유자적하며 여유있고 멋있게 산다고 생각했었지.
여보게, 자네 지금 듣고 있는가. 지금 자네 사랑하는 막내딸이 자네가 생전에 제일 좋아하던 곡이라고 ‘oh, danny boy’를 바이올린으로 연주하고 있다네.
자네를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떠나보내며 자네 막내딸의 기막힌 바이올린 연주로 듣는 조가 ‘아, 목동아’, 옛날 나도 무척 좋아했었지. 특히 깜깜한 밤에 트럼펫 연주로 혼자 듣는 그 죽여주는 멜로디, 인생을 노래하는 듯한 그 가사. 여보게, 자네 지금 그 관속에 폼 잡고 누워 지긋이 눈을 감고 뭐하고 있는건가.
어이 이 사람아, 그렇게 건강하고 힘이 넘치고 목소리에 자신감이 배어있던 자네, 나이가 나보다 한살이 어리면서도 항상 형같이 내려다보며 보스같이 말하던 자네….
정말 허무하구먼, 정말 허무해. 남도 아니고 친한 친구, 몇 안 되던 동기동창 하나가 또 이 한 많은 세상을 뒤로하고 쓸쓸히 내 앞에서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게 바로 몇 년 후의 우리또래 모두의 모습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기가 차는구먼.
자넨 지금 죽었으면서도 우리 남은 사람들에게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네.
언제 자네처럼 될지 모르니 항상 준비하고 남들에게 겸손하라고… 항상 건강 챙기고 남의 가슴에 못 박는 소리 하지 말고 남한테 못 할 짓 하지 말라고… 이 세상에 이해하지 못하고 용서 못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살아생전 무엇인가 뜻있는 일을 한 가지는 하고 떠날 준비를 하라고….
이래서 사람들이 저마다 바쁘고 힘들어도 장례식에는 꼭 와봐야 하는 것 아니겠나.
한 사람의 생생한 휴먼 히스토리의 마지막 현장을 직접 목격하면서 우린 참으로 저마다 자기 인생을 반추하며 정말 많은 것을 배우지. 여보게, 내가 횡설수설 하는 것 같네만 자네 큰아들이 참으로 자네를 많이 닮았구먼, 정말 붕어빵일세. 그 헤어스타일하며 저 서있는 자세까지 자네를 빼 닮았으니 자네는 갔지만 저 아들을 통해 어쩌면 환생해서 영생하는 것 아니겠나. 이남 일녀, 이미 다들 훌륭하게 성장했고 특히 늦둥이 막내딸도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데 취직도 했다하니 그런 다행이 없다고 보네.
아무쪼록 살아생전 모든 미련 집착 다 훌훌 털어버리고, 힘들고 무거웠던 모든 짐 다 내려놓고 저 푸른 하늘, 하느님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취하시게. 이만 잘 가게. 안녕.


친구 임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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