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가을
2008-10-24 (금) 12:00:00
고향 땅 흙으로 빚어진 몸이
30년 이민살이로 저녁노을이 되었습니다
물레방아 추억은 아롱아롱 아지랑이 되었고
땀 흘린 타향이 고향 되었습니다
낮을 밤으로 새벽으로 이어오면서
외로워도 그리워도 눈물은 사치스러워
힘들고 몸 아파도 눕지 못하고
땅만 보고 걸어 온 개척자의 길
이제, 숨 고르고 70년 인생길 뒤 돌아봅니다
가깝던 사람들 이렇게 저렇게 멀어지고
손에 가진 것,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주름진 얼굴만 껍데기로 남았습니다
지난날, 좋았던 것 미웠던 것 다 잊어버리고
걸어 온 발자국이 부끄러울 뿐
그저 오늘이 있어 행복하고
손자손녀 품어 보는 것이 보람입니다
낙엽 길을 걸으며
그림자 길게 드리우는 노년의 부부는
거칠어진 죽데기 손 마주잡고
하늘나라 같이 가는 소망이 기도 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