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중순으로 접어든다.
곧 미국의 NBA프로농국 시즌이 시작된다. 6살때부터 NBA농구에 빠져서 서부, 동부 할 것없이 농구팀 이름은 물론이고 소속 선수들과 선수들의 스타일까지도 줄줄 외우는 여덟살 아들 덕분에 우리 가족은 모두 농구팬이다.
농구시즌이 시작되면 저녁마다 있는 농구경기를 보려고 아들은 일찌감치 숙제며 해야할 것들을 마추어 두고 아빠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저녁을 먹고 온가족이 모여 앉아, 우리가 좋아하는 팀을 소리높여 응원하다 보면 웬지모를 끈끈한 동질감이 마구 솓아오르는듯 하다.
처음에는 이상야릇한 미국선수들 이름을 잘도 외워대는 아이가 너무도 재미있어서, 또 시작부터 끝날때까지 한눈팔지 않고 집중하는 아이의 모습이 너무 신기해서 뭐가 그리 재미있나 보기 시작했는데, 농구경기에 몇명이 뛰어야 하는지도 몰랐던 나도 이제는 우리 가족이 좋아하는 팀의 모든 선수이름과 포지션을 외울정도가 되었다.
남편이 아이와 프리시즌 경기를 보러 농구 경기장에 가겠다고 한다. 아들낳아서 아들 손잡고 운동경기 보러 가겠다던 아빠의 크고도 소박한 꿈이 이루어진 셈이다. 일찌감치 아이와 아빠의 저녁으로 김밥을 싸고, 시원한 미숫가루 한병을 타서 아빠 회사로 데려다 주었다. 티켓값이 비싸다는 핑계로 난 그 귀한 아빠와 아이와의 첫 나들이를 둘만의 시간으로 양보했다. 똑 같은 팀 티셔츠를 사서 입고는 그렇게 아이와 남편은 농구 경기장을 향해 출발했다. 그날 경기는 아이가 응원했던 팀이 이겼단다.
아이는 다녀온후 하루종일 그 경기 이야기를 한다. 가서 보니 선수들 키가 많이 컸던 모양이다. 키가 커야 농구선수가 될 수 있겠다며 그렇게 먹이려고 애를 써도 도통 먹으려 들지 않던 우유를 달란다. 그리고는 거울앞에 서서 팔둑에 힘을 한번 줘본다. 머슬이 조금 생긴것 같다나… 웃음이 나는걸 억지로 참았다.
겨울내내 농구에 매달려 사는 아들이 올겨울 다시 농구에 빠질 준비를 하는가 보다. 지난 시즌 끝나고 어딘가에 놓아두었던 선수 카드들을 꺼내고, 옷들을 찾아서 입어본다. 옷을 입고 거울 앞에 서있는 아들의 모습이 작년보다 부쩍 커졌다.
작년 겨울을 기억하며 아빠, 엄마와 함께 농구경기 보며 신나게 응원했던 것이 제일 즐거웠다던 아이에게 올 해 겨울도 재미있는, 신나는 기억들로 가득 차기를 기대해 본다.
행복이란거, 그게 별거 아닌가 보다.
그져 같은 것을 향해 열광할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얼마나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