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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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스타이브센트 고교 12학년 한지윤 양

2008-10-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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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 기획한 자선음악회 성공, 큰 보람”

지난 10월5일 맨하탄 카네기 웨일홀의 300여개 객석이 꽉 찬 가운데 성황리에 열린 리틀마에스트로 자선음악회를 1년간 준비해온 한지윤(17, 스타이브센트 고교 12학년)양.

현재 맨하탄 음대 프리칼리지에서 피아노를 공부하고 있기도 한 한양은 “1년 전 유엔협회 주최로 열린 에세이 콘테스트를 준비하기위해 자료를 수집하면서 캄보디아에서 30초마다 1명꼴로 말라리아에 감염돼 사망한다는 기사를 읽고 뭔가 도울 일이 없을까하고 생각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이번 자선음악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스타이브센트 고교에서 11학년 때부터 2년째 부회장직을 연임할 정도로 리더십이 강한 한양이지만 자선음악회 기획은 처음인지라 예상준비기간이 예상보다 훨씬 길어졌다고. 맨하탄 음대 프리칼리지에 함께 재학 중인 친구들의 도움으로 오케스트라 구성은 수월히 마쳤지만 17세 소녀가 기획하는 음악콘서트의 스폰서업체를 구하기란 만만치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4개 업체를 섭외했지만 콘서트 2주전에 업체 하나가 나가는 바람에 포스터 제작에도 문제가 생길 뻔 했다.


“콘서트 구성도 처음엔 16명으로 했다가 나중에 2명이 빠지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라는 한양은 “처음 하다 보니 생각보다 준비과정이 수월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긴 시간 콘서트를 준비하며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 마다 부모님께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는 한양은 “오케스트라 이름도 아버지가 작지만 큰 뜻을 품은 음악가라는 뜻에서 ‘리틀마에스트로’라고 지어주었어요”라고 설명했다. 음악회 콘서트 포스터며 티셔츠 디자인까지 한양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부분이 없었다는 이번 콘서트의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한양은 “콘서트날 꽉 찬 객석을 보고 지금까지 힘들었던 기억이 다 사라졌다”며 “이번에 오케스트라에 참여했던 친구들도 반응이 좋아 앞으로 매년 자선콘서트를 열기로 결정했다”며 웃음 지었다.

이번 콘서트를 통해 올린 수익금은 모두 5,000달러. 한양은 “걷힌 기금은 유니세프, 유엔 AIDS, 글로벌 펀즈 등 3개 비영리 기관에 나눠 기증할 계획”이라며 “전 세계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과 에이즈 환자, 말라리아 환자에게 기금을 고루 전달하기 위해 3개 단체로 기금을 나눠 배분하기로 결정한 것”이라 야무지게 설명했다.

남에 대한 배려하는 마음이 뛰어나 친구들 사이에서 ‘엄마’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는 한양은 현재 스타이브센트 고교 학생회와 골프클럽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늘 명랑하고 활달한 성격에 사려 깊은 행동으로 친구들에게 인기가 높은 한양은 지난 5월 열린 12학년 학생회 선거에서 부회장직에 선출됐다. 7세 때 시작해 벌써 10년째 치고 있는 피아노 실력도 뛰어나 이번 콘서트에서 피아노 파트를 담당하기도 했다는 한양은 학과 수업은 물론, 리더십, 음악, 스포츠 등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팔방미인이다.

이번 콘서트의 계기가 됐던 유엔협회(UNAUSA)의 ‘2008년도 전미 고교생 에세이 콘테스트(National High School Essay Contest)’에서도 영예의 1등을 수상한 한양의 꿈은 “UN과 같은 세계복지기구에서 일하며 전세계 어려운 이웃을 찾아 돕는 것”이다. 본래 경제나 금융쪽 직업에 관심이 많았다는 한양은 “이번 콘서트를 열면서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돕는 일이 얼마나 보람 있고 뜻 깊은 일인가를 느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심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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