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말의 위력 / 구정희(엘크 그로브 거주)

2008-10-20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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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투고

빨간색의 무늬가 있는 바지를 입고 출근한 날 직장동료가 나를 보더니 “네 바지가 기분을 좋게 만든다”해서 그 말을 받아“그게 오늘 내가 이 바지를 입고 온 이유야”하고 함께 웃었다. 이 동료는 평소에도 유머가 많아서 주위를 유쾌하게 하는 재주가 있다.

예전에 있었던 동료는 내가 입고 온 다른색의 바지를 보고서“너 잠옷을 입고 왔구나”하고 놀려서 하루종일 그 바지가 불편했었고 그 이후 그 바지는 입지 않는 품목으로 됐었다.

이처럼 어떤 사람에게서 말이 나오느냐에 따라 듣는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어느날 한국가게에서 오랜만에 본 한국분은 첫 인사를 “마음이 편한가 보아요”했다. 이 말은 내가 옛날과 다르게 지금 몸이 많이 불어 있어서 한 말이었는데 그래도 이분 말은 애교로 봐줄만 했다. 내게 상처로 남지 않았고 오히려 그 말의 표현력이 재미있어서 남에게도 이야기하며 웃었던 적이 있으니.

또 어떤 언니를 통해 만난 처음 본 분은 나에게 한 말이 있는데 그 분은 내 눈이 나이를 들어보이게 한다고 했다. 그 후가 문제였는데 거울을 볼 때마다 눈이 거슬리기 시작한 거였다. 오죽하면 이 눈을 어떻게 해야되는게 아닐까까지 갔었다.

다행히도 오래지않아 정신을 차리고 나는 다시 나로 돌아올 수 있었지만 함부로 던진 한마디가 이렇게 어떤 사람에게 오래동안 괴롭힐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 계기가 됐다.

왜 우리는 묻지도 않고 자문을 구한 것도 아닌데 부정적으로 보고 싶어하고 또 말을 하고 싶어할까. 부정적인 말을 아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고 긍정적인 말, 위로하고 격려하는 말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그래서 주위가 더 밝아지도록 내 주위에서부터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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