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 최고의 부자나라 코스타리카는 화산의 나라로도 그 명성이 높다.
크루즈 선 내부에는 수영장 자쿠지 등 놀거리가 많다.
<지난주 계속>
장장 51마일의 운하가 눈앞에… 흥분·긴장
다섯째 날- 코스타리카 산호세
이곳 산호세는 주택 건물들이 깨끗했으며 한 곳의 선물센터에 잠시 쉬었는데 많은 과일을 잘 진열해 놓고는 먹고 싶은 만큼 먹으라고 했다. 또 한 곳은 커피 시음장으로 여러 종류의 커피가 제공됐다. 선심 상술이 돋보이는 부자 나라였다.
드디어 산호세시 중심에 도착했다. 많은 미국 상호들이 눈에 들어온다.
스페인풍의 박물관, 국립극장, 상가, 중앙공원 스테디엄 등을 관광했다. 이 수도는 1821년 독립될 당시 지정됐으며 3,700피트의 산지대에 둘러싸인 도시로 국민 전체 인구는 350만명에 이른다.
크루즈 여행의 단점은 아무리 좋은 관광명소라도 단 하루만 보고 떠나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
여섯째 날- 바다 위
오늘은 하루 종일 항해를 하는 날이다. 모두 476마일을 전진한다. 지루한 하루를 크루즈를 돌아보는 것으로 보냈다.
옥외 수영장 2곳과 자쿠지 그리고 실내 수영장 한 곳에서도 자쿠지가 있다. 후미에 대형 자쿠지가 있어서 즐겼다. 가끔씩 대형 얼음으로 조각을 만드는 쇼가 열린다. 라이브 생음악 가라오케 경영대회도 있고 볼룸 댄스와 교습 그리고 카지노도 있다. 미니 골프장에서 퍼팅을 해보고 도서관에서 책도 둘러본다. 빙고게임, 카드놀이 등등에도 참여한다.
24시간 레스토랑이 오픈하고 있어 좋다. 음식은 공짜지만 술과 음료수는 따로 지불해야 한다. 방마다 먹고 싶으면 종류에 따라 미리 오더를 하면 음식이 배달된다. 이곳이 지상 아니 해상 천국임이 틀림 없는 곳인가 할 정도로 즐겁고 재미있다.
배에서 만난 어떤 승객은 돈이 얼마나 많은지 일년내내 크루즈 여행만을 다닌다고 자랑한다.
51마일에 걸쳐 있는 정글과 돌산을 파헤쳐 태평양과 대서양을 넘어들게 하는 운하가 만들어졌다.
일곱째 날- 파나마 운하
잠에서 깨어 발코니에 나오니 맑은 하늘에 잔잔한 바람이 계속부는 좋은 날씨가 이어진다.
멀리 파나마 운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잠시 후 작은 예인선 4척이 양쪽 배 앞뒤에서 거대한 크루즈 선을 호위하면 전진한다.
아침 7시가 지나니 승객들이 흥분된 상태에서 전면 갑판 꼭대기나 식당 전망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이리 저리 뛰어다닌다. 카메라를 손에 쥐고 마치 전투태세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모두들 긴장하는 모습이다. 오늘 이 장면을 보기 위해 몇 년을 기다렸던가 아니 평생을 기다렸다가 오지 않았는가. 생각해 보면 승객들이 흥분하는 것이 이해가 된다.
그럼 여기서 파나마 운하의 역사적 배경을 간단하게 설명한다.
51마일에 걸쳐 있는 정글과 돌산을 파헤쳐 정상의 가튼 호수를 이용해 태평양과 대서양을 넘어들게 하는 운하가 만들어졌다. 파나마의 허리를 잘라서 멀고 먼 남아메리카 대륙과 해양을 돌아가야 될 뱃길을 줄인 이 운하의 발상은 16세기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페인의 식민지 시대에 파나마지협은 페루에서 산출한 은을 본국으로 운반하는 항로였다. 스페인인들은 16세기부터 이 지협에 운하 건설을 계획하였으나 실행하지 못한 채 19세기 중엽 캘리포니아에서 골드러시가 일어나자 미국 동해안에서 서해안까지 쉽게 갈 수 있는 교통로 개척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에 호응하여 미국 민간회사가 1850년 파나마지협 횡단철도 건설에 착수하여 1855년 완성하였다. 미국의 대륙횡단 철도가 완성되지 않았던 당시 이 철도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교통로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파나마지협의 운하건설을 최초로 착수한 것은 프랑스 민간회사이며 콜롬비아 정부로부터 운하건설을 위한 권리를 획득하고, 수에즈운하를 건설했던 F.M. 레셉스의 지휘 아래 1881년 운하건설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상상 이상의 난공사, 자금 고갈, 말라리아와 황열병의 위협 등으로 인해 1889년 이 회사는 파산하고 운하건설은 중단되었다. 프랑스 민간회사가 운하건설에 실패한 뒤, 20세기 초 미국 정부가 인계하여 완성하였다.
1904∼1914년의 공사로 운하가 개통되자 미국은 아시아·태평양·남아메리카 태평양지역으로 진출이 쉬워졌다. 파나마운하와 그 입구에 있는 카리브해 지역은 미국에 전략상의 중요성이 증대하였다. 그 후 85년 동안 미국이 관리해 온 파나마 운항권은 1999년 12월31일 파나마로 이양되었다.
박창영 <여행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