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는 아이의 축구 토너먼트 경기가 있었다.
맑디 맑은 가을 하늘아래, 여기저기 그려진 축구 경기장과 그 주변을 둘러싼 가족들의 파라솔들. 마치 어린 시절 잠자리가 날아다니던 예쁜 가을하늘 아래, 늘 신나게 뛰었던 가을 운동회가 열리는 운동장 같다. 산호세에서 유니온 시티까지 원정을 갔던터라, 눈에 익지 않은 도시마져도 가을을 맞아 오랜만에 나선 가족여행인듯 기분좋은 낯설음이다.
다섯살때, 조그마한 축구화를 신겨서는 운동장에 세워두면 그 모습이 너무 귀여운데다, 공을 따라 이쪽 저쪽으로 몰려다니는 다람쥐같은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재미있어, 그 즐거움 때문에 시작했었는데, 이제는 축구를 하는 아들의 모습이 제법 선수답다.
여덟살 아들의 축구때문에 일주일에 삼사일을 축구 연습이 있는, 경기가 있는 운동장으로 열심히 뛰어다니는 나는 “soccer mom”이다.
주중에 두번 연습을 거쳐, 토요일 게임이 있는 날이면 아침 일찍 냉커피에 의자, 커다란 햇빛가리게용 파라솔을 들고 온가족이 운동장으로 나들이를 나선다. 이제는 그 스케줄이 익숙해져 축구경기가 없는 날이면 뭔가 하던일을 안하고 있는 듯, 적적해 지기도 한다.
지난 주말에 있었던 토너먼트는 여러곳에서 출전한 팀들이 모여 1,2등을 가리는 경기였다. 아침 일찍 일어나 든든히 아침을 먹이고는 트렁크 가득 한짐을 싣고 경기장으로 향했다. 아들이 속해 있는 팀은 로컬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른바 최대막강의 팀이라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출전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너무도 쉽게 한점을 내주고 나서는 당황해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역역했다. 그 좋았던 팀웍은 찾아볼 수 없었고 계속되는 실수로 점수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었다. 늘 웃으며 아이들을 응원해 주던 부모들인데, 이쪽 저쪽에서 자기 아이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거칠어진다.
결과는 7대0. 대패였다. 아이들이게나 부모들에게나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최악의 결과였다. 경기를 끝내고 모여앉은 아이들과 부모들의 모습이 풀이 죽어 있다. 늘 이기는 것에만 익숙한 아이들과 부모들. 아니, 어쩌면 지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하는 건 부모들이 아닐까 싶다. 엄마, 아빠는 참 욕심장이들이다. 아이에게는 늘 욕심부리지 말라고하고선, 늘 이것도 저것도 다 이겨야 하고, 잘해야 하고… 끝없는 욕심을 부린다.
내 아이에게 세상 살다 보면 이길때보다 질때가 더 많다는 것을 가르치며, 나 또한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7대0의 패배가 내 아이에게, 또 아이를 키우며 작은 패배에도 휘청거리는 욕심장이 엄마인 나에게도 귀한 삶의 경험으로 남기를 바래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