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수영장에 갔을 때 일이다. 어린아이들이 훌쩍훌쩍 깊은 물속으로 뛰어들어 떠들며 재미있게 물장난 치고 즐기는 것 보자 시원스럽고 재미있어 보여 나도 그냥 물에 뛰어들었다. 그 곳이 깊은 곳인 줄도 모르고. 도와달라고 소리를 지르려니 물이 먼저 입으로 확 확 흡수되어 막아버린다. 요행이 허우적거리는 나를 본 수영선생님이 한 손을 뻗어 잡아 올려주어 얕은 물 쪽에 가라 하며 문제 삼지도 않는 눈치였으나 나는 익사 직전에서 구원 받았다. 2개월 치 수업료를 내놓고도 물이 날 따라올까 무서워 첫 날로 달아나듯 그만두고 말았다. 담임 의사선생님께서 계속 수영을 권하는 바람에 1년 후 다시 등록해서 이번에는 수영선생 코앞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는 겁쟁이 기특한 학생이 되었다.
부모들이 벽에 붙은 의자에 앉아 자녀들의 훈련받는 것을 눈을 꽂아 지키고 있고 아이들이 물에 뛰어 들던 것도 많은 훈련 결과임을 나중에야 알았다. 물은 생명이다. 젊은 아빠가 물속에서 아직도 한 살배기로 보이는 어린 꼬마애기를 물 위로 던져 띄웠다 손으로 잡았다가를 계속 되풀이하며 또 한 쪽에서는 공중으로 애기를 던졌다, 물속으로 받았다, 뽀뽀뽀 쪽쪽쪽 애기 볼에 입 맞추는 소리가 여기저기 넓은 수영장을 메아리친다. 훈련은 사랑을 동반하는 것인가.
3, 4세짜리들의 수영선생은 얕은 물에서 고래고래 냅다 큰소리로 노래 부르며 아이들을 물속으로 인도한다. 어린이 수영교습에 노래 부르기가 조교노릇을 한다. 선생님 노래 소리에 홀려 노래하며 물속을 돌다 차차 물과 친하게 되고 나중에는 수영장에 들어서자 뛰어들어 풍덩 넓은 물품에 몸을 던져 안겨 버린다. 물이 무서워 나 죽는다고 아빠 품을 잡고 파고들던 때는 옛날이야기다.
사람들이 가끔 물속에서 수영은 하지 않고 오래도록 잡담만 하고 있는 경우를 보는데 뒤에서 계속 수영하러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 잡담하는 사람들은 자리를 오래 차지하는 데 특히 수영 후 출근해야할 사람들로 붐비는 이른 아침시간에는 1, 2분도 유의할 일이다.
수영 후 의 샤워는 깨끗한 수돗물로 가볍게 씻어내는 곳이지 바닥에 앉아 때미는 곳이 아니다. 추워서 발발 떨며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샤워장을 쉬 비워주는 것이 좋다.
사우나탕에서 수영복이나 타월을 스토브 옆에 널지 말자.
거기서도 너무 큰소리로 오랜 잡담은 옆에서 한마디도 못 알아듣는 사람들에게 짜증스러운 일이다.
나는 가끔 식욕을 잃어 고생 할 때가 있었는데 수영에서 왕성한 식욕을 얻게 되었고 단잠이 오는 것 등 나의 정서생활에서도 예민하던 감성의 고삐를 느긋이 풀어준다.
옛적에 생명의 엄마 품을 찾아 들었던 것처럼 하늘의 강 같이 맑고 촉감 있는 생수 속을 둥둥 떠 이가에서 저가까지 저어 가는 동안 세상 근심 걱정 없다. 내 마음에 감사의 잔물결이 일 때 물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오늘도 즐거운 수영장을 찾아 달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