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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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명화 ‘살로, 또는 소돔의 120일’

2008-08-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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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함과 외설이 얼룩진
파시스트 이탈리아 묘사

이탈리아의 저명한 시인이자 소설가요 영화감독이었던 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의 마지막 영화로 구역질나고 충격적이며 또 타락적이요 포르노와도 같다고 비난 받은 1975년 작인데 걸작이다. 마르키 드 사드의 18세기 프랑스의 얘기를 1944년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이탈리아로 옮겨 묘사한 이 영화는 너무 끔찍하고 잔인하고 외설적이어서 현재도 상영을 불허하고 있는 나라들이 있다.
역대 영화 중 가장 논란거리가 됐던 것 가운데 하나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규정짓는 정치와 사회 및 성적 역학을 깊이 탐구한 영화다. 파솔리니는 이 영화가 개봉되기 직전 피살됐으나 그의 죽음은 영구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다.
파솔리니가 20대 때 겪었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사건들을 영화 속에 허구화했는데 강간과 고문과 수족 절단행위 등이 있으나 결코 변태적이지는 않다. ‘살로’는 무솔리니가 이끌었던 나치 독일 점령지의 괴뢰국 이탈리아 사회 공화국을 말하는데 그것은 이 괴뢰국의 외무부가 살로라는 작은 도시에 있었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다.
얘기는 단테의 ‘신곡’의 ‘지옥편’ 4편의 얘기를 비슷하게 따라가고 있다. 4명의 실권자들인 공작과 주교와 치안판사와 대통령은 각기 상대방의 딸들과 결혼하기로 합의한다. 그리고 이들은 몇 명의 젊은 남자들의 도움을 받아 9명의 남자와 9명의 여자를 납치, 한 궁전으로 데려간다. 여기에 동행하는 다른 사람들이 4명의 중년 창녀들로 이들이 방탕한 파티에서 성적으로 자극적인 얘기를 한 뒤 4명의 남자들은 자신들의 제물들에게 가학적 행위를 저지른다.
영화는 이 궁에서의 여러 날에 걸쳐 일어나는 일들을 묘사하는데 이 기간에 4명의 남자들은 자신들의 쾌락을 위해 끔찍하고 가공할 고문과 치욕적인 행위를 고안해 낸다. 그 중에서 가장 고약한 장면은 젊은 여자로 하여금 공작의 배설물을 먹게 하는 것. 그리고 다른 희생자들에게는 인간의 배설물로 만든 거대한 음식(?)을 제공한다. 그리고 파시스트들에게 협조 안 하는 사람들은 모두 끔찍하게 살해된다.
40달러. Criter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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