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대학총장 100여명 주장...찬반논쟁 후끈
일부 아이비리그 대학을 포함한 미국의 대학 총장 100여명이 현재 21세 이상인 음주허용 연령을 18세로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온·오프라인에서 찬반 논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대학 총장들은 이미 대다수 대학생들이 21세가 되기 전에 캠퍼스에서 음주문화를 접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 음주허용 연령을 낮추는 것이 대학생들의 상습적인 음주습관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1년 전부터 버몬트 미들베리 칼리지 존 맥카델 전 총장의 주도로 ‘자수
정 운동(Amethyst Initiative)’이란 이름 아래 펼쳐져 왔다. 이 이름은 고대 그리스인들이 자수정으로 만든 술잔이나 보석이 술에 취하는 것을 막아준다고 생각한 믿음에서 착안한 것이다.
현재 이 운동에는 다트머스 칼리지를 비롯, 듀크, 시라큐스, 터프츠, 콜게이트 등 뉴욕과 미동북부 지역의 대학들이 다수 동참하고 있다.
찬성론자들은 18세 이상이면 군에 자원입대할 수 있고 투표권도 보장되는 마당에 음주연령만 21세 이상으로 제한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져 큰 의미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오히려 불법으로 규정되면서 음성적인 음주문화가 판을 치고 이로 인해 음주 관련사고만 부추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음주운전에 반대하는 엄마들의 모임(MADD·Mothers Against Drunk Driving)’은 음주허용 연령이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젊은 층의 음주운전 발생 위험도 그만큼 커진다며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미 대학생들의 음주문제가 심각하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찬반 양측 모두 공감하는 부분.
실제로 지난달 AP통신이 연방기록을 토대로 집계한 자료 분석 결과에서도 1999년부터 2005년 사이 음주로 인한 18~23세 연령의 대학생 사망자가 157명에 달한 것으로<본보 7월25일자 A2면> 나타난 바 있다.
또한 한 연구결과에서도 미 4년제 대학생 50만명이 연간 음주 관련 부상을 입고 있으며 사망자도 1,700명에 달했으며 미 대학생의 40% 이상이 알콜중독 또는 알콜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자수정 운동에 동참하는 대학 총장들은 언론광고 등을 통해 본격적인 운동 전개를 계획 중이지만 찬반논란이 가열되면서 역풍도 만만치 않아 앞으로의 결과가 주목된다.
한편 현재 21세 이상인 미국의 음주허용 연령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A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