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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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 Reading에 관하여

2008-08-1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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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온경(데이비슨 초등학교 도서미디어 교사/새 한국 문화학교 디렉터)

이제 여름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각종 서머캠프나 아카데미 프로그램들도 다 끝나가고 1-2주밖에 남지 않은 방학기간동안 자녀들이 꼭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지난 6월에 방학이 시작할 무렵 학교에서 과제로 내준 Summer Reading이다. 학교에서 Summer Reading List를 받은 경우에는, 동네 공공도서관에 가서 그 리스트에 있는 책들을 찾아 읽도록 한다. 보통은 그 목록 중에서 1-2권을 읽고 독후감이나 감상문을 써 내거나, 학기가 시작하자마자 수업시간에 읽은 책에 관하여 에세이를 써야하는 경우도 있다.

근처 공공도서관에 찾는 책이 없다면, 사서(librarian)에게 다른 동네의 도서관에는 없는 지 알아봐달라고 부탁하고, 있으면 interlibrary loan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퀸즈, 낫소카운티 등 공공도서관의 시스템에 속해있는 도서관들은 서로 서로 책을 빌려줄 수 있게 되어있다. 예를 들면, 내가 사는 동네의 A 도서관에 원하는 책이 없으면, A 도서관의 사서가 B 라는 도서관에 요청하여 그 책을 A 도서관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하면, 나는 우리 동네의 A 도서관에 가서 그 책을 빌리고, 다 읽은 후에는 A 도서관에 그 책을 갖다내면 된다.


학부모와 학생들, 그리고 교육자들을 위한 웹사이트인 자녀들이 여름 방학동안 독서에 취미를 붙이는 데 부모들이 할 수 있는 10가지 일들을 소개하고 있다.첫째, 자녀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말만 하지 말고 부모 스스로가 모범을 보이자. 자녀들이 엄마 아빠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면 따라할 것이다.둘째, 자녀들이 좋아하는 취미(축구, 야구, 스포츠, 스타워즈, 포키만 게임 등)에 관한 잡지의 정기 구독권을 자녀에게 선물한다. 자신의 앞으로 잡지가 집에 우송되어 오면 자녀들은 저절로 신이 나서 잡지를 읽을 것이다.셋째, 자녀가 좋아하는 영화가 있으면, 책방에 가서 그 영화에 관하여 나온 책을 사서 자녀에게 선물로 준다.

넷째, 어떤 아이들은 책이나 독서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조크나 수수께끼에 관한 책을 찾아서 차속에 놓는다. 운전할 때 가끔 자녀에게 그 책에 나와 있는 수수께끼를 내달라고 부탁한다. 아마도 자녀는 그 책을 계속 읽고 싶어 할 것이다.다섯째, 요리책이나 자녀들과 함께 만들 수 있는 공작에 관한 책을 산다. 자녀에게 요리법을 읽어달라고 하거나, 공작을 하는 데 필요한 설명서를 읽어달라고 부탁한다. 자녀가 좋아하는 요리를 완성하거나, 공작을 끝내고 싶으면, 요리법이나 설명서를 읽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여섯째, 적어도 하루에 한 번씩 가족 한 사람 한 사람 단 5분이라도 책이나 잡지를 읽도록 한다. 너무 빠듯하다면 일주일에 3-4번도 좋다.
일곱 번째, 독서를 벌로 주면 안 된다. 독서는 즐거움으로 간주되도록 한다. 독서는 재미있어야 한다. “네 방에 가서 책을 읽어라. 더 이상 텔레비전은 금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여덟째, 만일 자녀가 어디로 가족휴가를 가는 지 관심이 많다면, 그곳에 관해 정보를 찾아보도록 부탁한다.아홉째, 자녀와 함께 책을 쓴다. 여름 방학동안 자녀들이 매일 자기 전에 한 두 문장을 쓰는 습관을 들인다. 여름이 끝날 무렵 그동안 쓴 글들을 모아 스프링을 달아 책으로 만들기 전 가족에게 헌정하고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읽는다.

열번째, 가는 곳마다 자녀들과 함께 무엇이든 읽는다. 식품점에 가면 표지판(sign)이나 상표(label)를 함께 읽는다. 자동차여행에서는 도로 표지판이나 방문할 곳의 관한 안내서, 지도, 잡지와 신문에 난 기사 등 온갖 종류의 글들을 함께 읽는다.집에 있는 자녀들이 책을 더 읽기를 원한다면, 집안 이곳저곳에 책들이 눈에 띄게 놓아둔다. 저녁 준비나 빨래를 갤 때, 자녀에게 그 중의 한 가지를 집어서 무엇이든지 읽어달라고 부탁한다.
절대로 읽으라고 강요를 해서는 안 된다. 자녀가 아직 어릴 때부터 자기 전에 책을 읽어주는 습관을 들인다. 공공도서관에는 2살 미만의 어린이들이 부모나 베이비시터와 함께 스토리텔러나 사서가 책을 읽어주는 Mommy and Me 같은 프로그램에 무료로 등록할 수 있다. 초등학생들에게는 사서가 책을 읽어주는 storytime 프로그램, 초등학생들이 같은 책을 읽고 와서 그 책에 대하여 토론하는 Book Club,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Book Club도 실시하는 도서관이 많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찾아 잘 활용하면 자녀들이 어려서부터 독서에 취미를 붙일 수 있다.부모님들이 집안에서 자녀들의 독서생활을 돕기 위해서는 가끔 저녁식사 후 온 가족이 도서관이나 집 근처의 큰 서점에 들러 새로 나온 책도 보고, 좋아하는 책을 찾으면 빌리거나 구입한다. 그러면 자녀들은 여름방학동안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것보다 책을 읽는 기쁨이 더 큰 것을 점차 알게 될 것이다. 독서는 자녀들에게 권하고 싶은 바람직한 취미이다. 좋은 책보다 더한 벗은 없다. 이번 여름에 자녀들이 독서의 기쁨을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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