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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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평, 도쿄, 하꼬네(3)

2008-08-1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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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희(뉴욕시 교육청 학부모 코디네이터)

서울에 간 김에 호랑이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가야하고, 일본어 실력이 녹스는 것도 방지할 겸, 요새 일본 얘들이 왜 이리 독도 일로 추잡하게 구는가도 좀 알아볼 겸해서 언니와 형부와 동행해서 도쿄를 간 김에 하꼬네도 다녀왔다. 서울에서는 김포공항-하네다공항과, 인천공항-나리타공항 이렇게 각 다른 공항에서 일본행 비행기를 출발할 수 있었는데 우리는 인천 쪽을 선택했다. 공항으로 가는 고속도로와 공항의 장기 주차 주차장에서 어렸을 때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다리가 불편한 형부 덕에 50% 할인을 받고 제일 좋은 장소에 장애인 전용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전에 비해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월등히 나아졌다.

나리타 공항에서 리무진 버스 타고 신주쿠 역에서 내려서 가까운데 위치한 호텔에서 짐을 풀고 거리에 나갔다. 전자상품 샵이 많았지만 더 이상 일본제 전자 제품들은 신기하지도 새롭지도 않았다. 저녁때가 되어 뒷골목으로 가니 야끼도리라고 해서 꼬치구이들을 파는 간이식당이 골목에 꽉 차 있었다. 여름에 덥다, 덥다 하고 뉴욕과 서울을 비교해도 도쿄가 월등히 더웠다. 남자, 여자 모두 손수건을 갖고 다니면 땀을 닦는데 백화점에서 타월로 된 손수건들을 많이 파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여태까지는 볼 수 없었던 미스꼬시라는 긴자에 위치한 고급 백화점에서 중국어로 안내 방송을 하는 것을 보고 참 일본도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고 거리나 어디서든지 예전에 못 보던 중국 관광객들을 월등히 많이 볼 수 있었다.


처음 일본을 방문한 1984년에는 일본의 경제의 전성기라서 물가도 비싸고 백화점에도 온통 신기하고 고급스러운 물건들이 많았는데 이번에 가서 보니 백화점에도 중국 물건들이 많이 들어와 있고 일본제 보기도 쉽지 않았다. 신주쿠역 근처에 오다쿠라는 백화점이 있는데 아마 수준이 Macy‘s 정도 되는 곳인데 동생 목걸이를 하나 사고 세금 면제 받는 곳을 물어보니 5층이라고 해서 며칠 후에 갔더니 일정한 금액이 넘어야 해 줄 수 있다고 해서 10층에 위치한 학용품부에 가서 스티커 몇 장 더 사가지고 다시 가니 이번에는 날짜가 다르니 해줄 수 없다고 한다.

아 그래! 그러면 일본어로 좀 따질 기회다 하고, “스미마셍아, 마에 기다 도끼니 아나다가, 모스꼬시 쇼핑그 싯다라 tax refund 가 데키마스요! 또 윳단자 나이 데스까?” 하고 일본말이 얼마나 술술 잘 나오는지, 만약 당신이 할 수 없으면 보스에게 문의해 달라고 강력하게 얘기했다. 나도 그들이 하는대로 얼굴 하나 안 찡그리고 상냥한 얼굴로 차분차분 따졌다.

조금 후 사무실에서 문의하고 돌아 온 직원이 이번만 특별히 드리겠다고 630엔을 돌려주었다. 금액으로는 6달러 정도 밖에 안됐지만 일본에 와서
일본어로 정당함을 주장해서 돌려받으니 기분이 상쾌했다. 반나절 하는 시내투어 중 황궁에서 나오는 천황의 행렬과 차 뒤에 앉아 있는 천황의 모습을 멀찌감치서 볼 수 있었다. 하늘색 유니폼의 모토사이클 경관 두 명이 선두를 서고 앞뒤에 비슷하게 생긴 리무진 사이로 천황의 승용차가 저속으로 궁 밖으로 미끄러져 나오는 동안, 양 옆의 교통을 황실 경위대들이 막아섰고 지나 갈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신기한 것은 3박4일 일본에 있으면서 임신한 여성은 딱 한명 밖에 못 봤는데 출산율이 극히 저조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고 영어로 설명하는 관광가이드가 고령 인구 증가로 의료보험이 30% 인상됐다는 설명을 듣고 신생아의 출산 감소가 아주 심각함을 알 수 있었다. 중국의 무서운 속도의 막강한 경제 성장과, 일본=소니 라는 전자 제품의 선두도 삼성, LG 등, 한국 기업에 양보 하고 오랜 경제의 제자리 걸음으로 일본 정부는 야스쿠니 참배와, 독도 사기사건과 같은 과격하고 자극적인 발상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딜레마에 빠져 있다. 그러나 배울 점도 있는 것이 현대적인 건물들 중간중간에 오래된 아주 작은 오래된 건물이나 묘소들 까지도 소중
하게 보존해서 관광 자원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하꼬네는 도쿄 신주쿠 역에서 로망스카라는 지정석의 기차를 타고 1시간 반 가량 가면 있는 온천 타운이다. 내리면 역 근처에 전통적인 과자나 선물용 음식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연이어 위치하고 있고 100엔만 내면 마을버스가 목적지 숙소까지 태워다 준다. 료깡이라는 숙식을 제공하는 일본식 여관은 소규모로 다다미방에 석식과 조식을 제공 하는데 방으로 음식을 날라온다.

작은 규모의 목욕탕에서 온천을 이용할 수 있다. 식사 후 전화로 요청하면 요를 깔아 주는데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공손하게 열심히 하는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마치 도를 닦듯이 열심히 일했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작은 것도 자기 나라에 대해서 아주 소중하게 생각하고 과대 포장해서 관광상품으로 개발해서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신주쿠에서 나리타 공항으로 돌아오는 리무진 버스를 타는 정거장은 게이오 백화점 입구 바로 앞인데, 역으로 연결되는 계단 만 바로 내려가면 각종 크기의 여행용 가방을 보관 할 수 있는 락커들이 있는데 작은 것은 400엔, 큰 가방은 800엔 동전 집어넣으면 키를 빼서 가지고 다니게 돼 있어서 공항 출발 시간까지 몇 시간 홀가분하게 다닐 수 있었다.

10년 전 만해도 일본이 앞섰다고 생각 했는데 지금은 서울이 더 편리한 점이 많았다.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독도의 일을 골똘히 생각하며 오히려 이일 때문에 더 국민이 단결하고 뭉치는 기회가 될 것 이다. 세계 곳곳 각 나라와, 대학, 연구소들에서 일본해가 동해로, 그리고 독도가 한국 영토인 것이 정확하게 표기되고, 일본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에 더 강력하게 대응하는 일심동체의 계기가 됐다고 생각했다.

침략에 불타버려서 일본같이 에도 시대나 쇼군 시대의 궁벽도 존재하지만 자랑스런 5.000년 역사와 문화와 우리 민족의 우수함과, 세계 구석구석 어디를 가도 미국 다음으로 선교사를 많이 보내고 있고, 지금도 세계 곳곳을 누비며 여행하며 문물을 익히고 노력하고 발전하는 우리 한국인들은 어려울수록 더 힘차게 일어나는 푸르른 기상으로 이미 세계적으로 각 방면의 최고를 차지하고 있어, 우리는 명품 민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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