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메라 등 무거운 장비를 들고 열심히 웨이브 록 지역을 하이킹하고 트레킹 팀 멤버.
벅스킨 걸치의 와이어 패스.
9천만년 견딘 ‘웨이브록’에 황홀한 도취
데이지 리(www.4x5club.com 회원)
영겁의 세월 거친 파도 무늬사암
주황색 모래 걷다보니 탄성 절로
▲6월21일
발에 밟히는 주황색의 모래가 이색적이다. 붉은 색의 돌산이 여명의 빛 아래서 환상적으로 느껴진다. ‘Wire Pass Trail Head’로 들어서서 얼마가다 보니 ‘Wave Rock’으로 들어가는 트레일이 나왔다.
약 9,000만년 동안 이 지방에 흐르던 강 밑에 겹겹이 쌓여진 모래 언덕은 경화되어 바위가 형성되었고 다시 계층은 몇 천년을 지나오면서 지각의 융기로 높이 올라온 후에 풍화 작용에 의해 나타난 곳이다. 비와 홍수로 깎여 나간 후 또 바람과 모래바람으로 한층 더 곱게 깎여져 부드럽고 멋진 파도와 같은 문양이 만들어져 ‘The Wave’라 불린다고 한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기 시작하는데 옆에서 걸으시던 샘 리 선배가 너무도 친절히 사진 촬영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주신다. 자신의 사진을 찍기에도 바쁘실 텐데…. 너무도 감사하다.
이 웨이브는 황홀하고도 도취경에 빠지게 하는 멋진 파도무늬의 사암으로서 많은 사진작가들이 극찬하는 곳이다. 웨이브 입구를 지난 후 얼마를 더 가니 강이 바위 사이로 좁아졌음직한 좁은 통로가 보인다. 이곳으로 걸어 들어가다 보니 약간 어두운 ‘Wire Pass’의 입구가 나타나더니 이내 이곳서부터 협곡이 시작되었다. 이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던 감탄사…. 이미 사전에 사진을 통해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이토록 아름다울 줄 몰랐다.
자연이 섬세하게 깎아 놓은 조각품이 여기저기에 이어지고 컴컴하고 내 몸을 겨우 지나칠 수 있을 정도의 아주 좁은 협곡이 이어지는가 하면 조금 넓어지면서 자연과 홍수의 멋진 조각품 같이 너무도 예쁜 무늬의 모양들이 연신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또 조금 가다보면 웅장하고 깎아지른 듯 있는 300m가 훨씬 널찍한 큰 벽과 바위덩어리가 보인다. 햇빛이 채 들어오지 못하는 구비 구비 이어진 좁고 어두컴컴한 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밝은 햇살이 쏟아져 내려오는 밝은 길로 걷기를 몇 마일… 사진을 찍을 때를 빼 놓고는 워낙 긴 여정의 길이라 빠른 걸음으로 재촉하였다.
하지만 계속 이어지는 빼어난 절경에 눈을 떼기가 힘들고 발걸음 또한 지연된다. 반쯤 가다 보니 막내와 레리의 발에 물집이 생겨 약간 힘들어 하는 것 같다. 짬짬이 틈을 내서 계속 반창고를 갈아 붙이는 게 보인다. 모래와 돌 위를 걷다보니 계속 신발 안으로 이물질이 들어가지만 모래가 워낙 고와서 그리 기분이 나쁘지 않다. 하지만 배낭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는 듯한 느낌으로 압박감을 가한다. 걷는 것은 큰 무리가 없을 텐데 나의 약한(?) 어깨가 그 긴 거리를 견디어낼지 조금은 걱정이 된다. 몇 마일이나 지났을까? 가도 가도 끝이 없음직한 협곡을 지나면서 계속 이어지는 각기 다른 모습의 모양에 그저 감탄만 할 따름이다.
곰 머리 형상이 있는 벽이 있는가 하면 각자의 상상에 따라서 다른 모습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는 벽의 형상이 흥미롭다.
곁에서 같이 걸어가던 남편이 계속 “와! 어마어마하다”며 감탄사가 끊이질 않는다. 어느 시점부터 나 혼자서 걸을 기회가 생겼다. 아마 2~3마일은 충분히 되는 길을 홀로 걸으면서 혼자서 많은 생각을 했다. 가끔씩 약간 찬바람을 느끼면서 음침한 느낌이 드는 곳도 간혹 몇 군데를 지났다. 협곡의 길 따라서 바닥 군데군데에 흙이 쩍쩍 갈라져 있는 게 눈에 뛴다. 그리고 겹겹이 말려서 꼭 초컬릿을 대패로 민 듯 여인네의 파운데이션 같이 고운 형태의 진흙이 흥미롭다.
또한 가끔씩 하늘을 쳐다보고 있노라면 협곡 사이에 걸쳐져 있는 나무 조각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아마 이곳에 물이 차 있을 때, 혹은 홍수 때 떠돌던 나무가 협곡의 좁은 공간에 끼어 졌었나 보다. 그토록 긴 협곡을 걸으며 시시각각 형용할 수 없는 무늬로 나를 사로잡는 협곡의 매력에 나는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고 때로는 앞으로 다가올 다른 형태의 모습들에 대해 기대감에 벅차 있었다. 이런 어마 어마하게 아름다운 모습을 도저히 나의 짧은 언어로는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