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앞 아이들 밖으로 끌어내자
자녀들의 여름 방학도 거의 후반전에 들어선 요즘, 과외공부와 집안에서 하루 종일 컴퓨터 그리고 TV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부모로서 여간 안타까운 것이 아니다. 아이들과 함께 멀리 여행이라도 떠나고 싶은데 바쁜 생활에 시간적 여유도 없고 최근 계속되고 있는 불경기로 가계 예산이 줄어들면서 선뜻 나들이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 방학이 끝나기 전에 아이들에게 추억도 안겨주고 저렴하면서도 무엇인가 배울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면 남가주 각 지역에 있는 크고 작은 자연박물관(Nature Center)과 동물보호소(Animal Refuges)를 권하고 싶다.
생태계의 보고 마쉬 연못가에서 아이들이 자연을 화폭에 담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작은사진은 베벌리힐스 프랭클린 캐년 공원에 있는 자연과학관.
미니 동·식물원 아늑한 산책로 가족 주말나들이
각 지역 주립/카운티/시 공원 내에 있는 자연박물관은 자연 속에 만들어진 학습장으로 미니 동물원, 식물원, 산책로, 조류 보호지역, 피크닉 그라운드 등을 모두 갖춘 곳으로 대부분 입장료가 없기 때문에 부담 없이 아이들과 방문해 하루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여름철 주말이나 주중 오후 시간에는 레인저를 동반한 각종 하이킹, 네이처 워크, 캠프파이어 등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실시되고 있어 남가주 산간지역을 전문가들을 통해 직접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시간들도 가질 수 있다.
역시 대부분 무료로 일반에게 개장되는 동물보호소는 밀반입 등으로 갈 곳을 잃은 동물들을 돌보는 곳인데 이들 보호소를 방문하면 상처 입은 동물들의 치료 장면들을 보면서 자연생태계 보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어린 자녀들과 함께 직접 공부할 수 있다. 개스값 폭등 등으로 힘든 요즘, 가까운 자연과학관과 동물보호소를 방문하면 저렴하면서도 보람된 주말나들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도심 속에서 초자연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토랜스 마드로나 마쉬 보호구역.
▲토랜스 마드로나 마쉬 보호 구역(Madrona Marsh Preserve)
도심 한가운데 숨어 있는 초자연 지역이다. 대로 사이에 보호 구역이 자리를 잡고 있어 차를 타고 지나면 보통 그냥 스치게 된다. 43에이커 넓은 대지에는 물오리가 헤엄치는 연못, 상록수를 비롯한 나무들이 가득 심겨져 있고 200여종의 조류, 20종이 넘는 나비들이 서식하고 있다.
이곳 방문은 보호구역에서 큰 도로를 사이에 두고 위치 한 자연과학관에서부터 시작된다. 과학관에 들어서면 보호구역에서 서식하고 있는 동물과 식물 그리고 이곳에서 시실하고 있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안내하는 책자들이 방문객을 반기고 있다. 여름철을 맞아 조류 관측을 비롯해 많은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는데 어린이들을 위한 산책(Tyke Hike)이 가장 인기 있는 서머 프로그램이다. 마쉬에서 하이킹을 하며 신비로운 자연에 눈을 뜨게 되는 프로그램인데 참가 대상은 4~7세의 어린이들이다.
과학관에 나와서 보호구역에 들어서면 꿩과 비둘기, 참새 등 수많은 종류의 새들이 들판을 파르르 날고 있는 모습 역시 쉽게 볼 수 있다. 이곳에서 발견되는 조류는 228종 여종. 웬만한 탐조 여행지보다 다양한 조류가 서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조류는 물론이고 마드로나 마쉬 보호 구역에는 스컹크, 라쿤, 여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야생 동물들이 살고 있다. 연못에는 학을 닮은 흰 새를 비롯해 물오리들이 자맥질을 친다. 이 밖에도 이곳은 개구리, 거북이는 물론, 수많은 수중 생물의 서식처이기도 하다.
가는 길은 LA에서 110번 프리웨이를 타고 남쪽으로 가다가 Torrance Bl.에서 내려 우회전, Crenshaw Bl. 좌회전, Plaza Del Amo에서 우회전한 후 Maple Ave.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자연 센터가 나타난다.
*주소: 3201 Plaza Del Amo, Torrance, CA 90505
*문의: (310)782-3989
tprd.torrnet.com
friendsofmadronamarsh.com
■플래서리타 캐년 주립공원 워커랜치
샌타클라리타 지역에 있는 공원으로 수준급의 자연과학관이 공원내에 마련되어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은 동물원도 있고 가족과 즐겁게 오후를 즐길 수 있는 피크닉 장소도 있다. 과학관에 있는 동물원에는 남가주에서 서식하는 뱀, 올빼미, 파섬(possum) 등 각종 동물들이 있으며 여러 종의 식물들이 나열되어 있는 네이처 트레일도 어린이들과 쉽게 돌아볼 수 있다.
특히 생물전시(live exhibits)로 유명해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1시부터 약 45분간 어린이들을 위한 라이브 애니멀 쇼가 건물 내 클래스 룸에서 무료로 열린다.
센터를 중심으로 자연학습과 역사공부를 위한 네이처 트레일이 사방으로 뻗어있다. 이중 헤리티지 트레일(Heritage Trail)은 센터 건물 서쪽으로 나있는데 반마일 코스 중간에 워커 캐빈이 보존되어 있다. 19세기 개척자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캐빈은 한때 이 지역에서 일확천금을 노렸던 금광꾼들의 거주지였다.
가는 길 LA에서 5번 프리웨이 북쪽 방향으로 가다가 14번 프리웨이 노스로 갈아탄다. 약 3마일 정도 가면 플래서리타 캐년 로드가 나오고 여기서 내려서 동쪽으로 약 2마일 정도 가면 공원이 나온다. 공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문의: (661)259-772
www.placerita.org
에코 스테이션에서 스네이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어린이.
희귀 야생동물 학습 기회
■컬버시티 에코스테이션
LA한인타운에서 비교적 가까운 컬버 시티에 있는 에코스테이션(Eco-Station)은 희귀 야생 동물을 위한 비영리 보호센터이다.
스타(STAR-Science Theater Art Recreation) 재단이 운영하는 스테이션은 1만8,000평방피트 부지에 불법 혹은 버려진 희귀 야생 동물들의 보호소로 처음 시작됐다.
점점 동물 식구가 늘어나면서 지금은 모든 연령대의 어린이들에게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교육시키는 현장 학습 장소의 역할도 하고 있다. 특히 열대 지방 조류, 정글 고양이, 새끼 악어 등 남가주에서 쉽게 서식하기 어려운 동물들의 마지막 피난처가 되고 있다.
그야말로 도심 속에 만들어진 자연 학습장으로 미니 동물원, 식물원, 동물 보호지역, 피크닉 그라운드 등을 모두 갖춘 작은 놀이공원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주말이나 주중 오후시간에는 야생동물 연구가를 동반한 각종 프로그램들이 실시되고 있어 동물들의 습성 등을 전문가들을 통해 직접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시간들도 가질 수 있다.
스테이션에 들어서면서부터 자연생태계와 관련된 많은 자료들이 눈에 들어온다. 각 지역에 서식하는 도마뱀, 뱀, 두더지 등이 살아 움직이는 전시관이 만들어져 있으며 지역 생태계와 관련된 서적들이 구비된 도서관도 있다.
남가주에서 서식하는 뱀, 올빼미, 파섬(possum) 등 각종 동물들도 있는데 실내인데도 불구하고 스테이션 내부를 네이처 트레일로 꾸며 어린이들이 마치 자연 속을 탐험하듯이 스테이션을 둘러본다.
입장료는 성인 8달러, 어린이 6달러.
주소 및 문의: 10101 W. Jefferson Bl. Culver City, CA. 90232, (310)842-8060, www.ecostation.org
프랭클린 캐년 공원에는 LA 서부 지역이 한눈에 들어오는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하이킹 트레일도 있다.
세미나·클래스 다양한 강좌 오픈
■베벌리힐스 프랭클린 캐년 공원
베벌리힐스의 주택가 안에 있는 서울의 도봉산처럼 아담하면서도 공기 맑고 새소리 아름다운 공원이다.
공해에 지친 도시인의 심신을 반겨주는 이곳은 LA한인타운에서 약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 4개의 다양한 하이킹 트레일을 갖추고 있어 산행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반가운 곳이기도 하다.
650에이커의 드넓은 숲 가운데 위치한 3에이커 크기의 호수에는 오리와 물고기들이 한가롭게 헤엄친다.
야생 매를 비롯한 태평양 지대 조류의 거주지이기도 하며 다람쥐 등 다양한 야생 동물의 피난처이기도 공원의 숲에는 활엽수로부터 침엽수까지 다양한 수목이 서식한다.
낮은 지대에는 떡갈나무, 호두나무, 겨자 나무가 자라고 있고 고지대로 올라가면 송백류의 삼나무, 소나무가 우거져 있다.
부대시설인 네이처 센터에서는 주중과 주말 다양한 클래스를 마련한다. 옥외 하이킹 클래스와 내적 치유 세미나는 물론, 공원에 서식하고 있는 야생 동물과 식물계를 연구하는 클래스, 점토 클래스 등 다양한 강좌가 있다.
*주소 : 2600 Franklin Canyon Dr.
Beverly Hills, CA 90210
*문의: (310)858-7272
각 지역 공원 내에 있는 자연박물관은 자연 속에 만들어진 학습장으로 방학을 맞은 자녀들과 방문하기 좋다.
◆지역별 자연과학관 및 동물보호소
▲LA-Franklin Canyon Nature Center: Franklin Canyon Los Angeles, CA. (310)858-3834
▲놀웍-Norwalk Park: 12203 Sproul Street Norwalk, CA. (562)929-5624
▲롤링힐스-George F. Canyon Nature Center: 27305 Palos Verdes Drive East Rolling Hills Estates, CA 90274. (310)547-0862
▲샌타모니카-Children’s Nature Institute: 1440 Harvard Street Santa Monica, CA 90404. (310)998-1151
▲컬버시티-Star Eco Station: 10101 W. Jefferson Blvd. Culver City, CA 90232. (310)842-8040
▲엘몬티-Whittier Narrows Nature Center: 1000 N. Durfee Ave. El Monte, CA 91733. (626)575-5523
▲롱비치-El Dorado Nature Center: 7550 E. Spring St. Long Beach, CA 90815. (562)570-1745
▲빅베어-Big Bear Discovery Center: North Shore Drive(Highway 38) Big Bear, CA. (909)866-3437
이튼 캐년 카운티 공원 입구에서 시작되는 트레일을 따라 하이킹을 하면 도착하는 아름다운 폭포.
■샌개브리엘 밸리 이튼 캐년
패사디나 인근에 있는 이 지역을 대표하는 카운티 공원으로 각종 하이킹 트레일과 피크닉 시설을 갖춘 자연과학관이 유명하다. 184에이커 카운티 공원 가운데 자리 잡은 과학관은 지난 80년대 초반에 문을 열어 25년 동안 지역 주민들에게 큰사랑을 받고 있다.
주기적으로 여러 하이킹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들 프로그램 중에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이튼 캐년 폭포까지 들어가는 하이킹이다. 거리는 왕복 3마일로 비교적 쉬운 편이다.
*주소 : 1750 North Altadena Dr.
Pasadena, CA 91107
*문의: (626)398-5420, www. ecnca.org
<백두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