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낳은 명성있는 소설가 이자 사상가중의 한 사람으로 자리 매김을 일찌감치 하신 이 병주 선생님. 그 분이 돌아가신지 16년 만인 2008년 4월 25일, 그 분의 문학관이 하동에 개관을 하였다. 하동은 삼포지향이라 불리울 만큼 말 그대로 섬진강, 지리산, 다도해가 함께 어우러져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개관에 맞춰 초청 강사로 초대 받으신 소설가 신예선 선생님을 모시고 몇 사람이 다녀 왔다.
그 분의 고향인 하동군 북천면 직전리에 자리 잡은 문학관은 전시실과 강당 및 창작실을 갖춘 아름답고 멋진 곳이였다.
또한 전시실에는 이병주 선생님의 집필 모습의 디오라마 와 대표작인 “지리산”의 디오라마가 준비가 되어 있고 영상 자료, 관련 유품등이 잘 전시되어 있었다.
1965년도에 소설 “알렉산드리아”를 “세대”지에 발표하면서 등단한 이병주 선생님은 그후 한달에 천여장의 원고지를 써 내려가시며 돌아가시는 1992년까지
“산하” “그 해 오월” 등 장장 80여권의 작품을 남기셨다.. 같은 동족이면서 피를 흘릴 수 밖에 없었던 민족의 아픔을, 또한 동시에 민중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애정을 소설에 담아내신 이병주 선생님은 마음이 참 따스한 분이였을 것 같은 생각을 해 보았다.
또한 숙명적으로 그 처절했던 역사를 기록해 놓아야 겠다는 사명의식과 바른 역사에 대한 열정이 그분을 지배하고 있지 않았을까 ?
서울 롯데 호텔 본관 앞에 모여 안락한 관광 버스 에 올라탄 우리는 수학여행 떠나는 학생들처럼 흥분과 기대로 맘껏 들떠 있었다. 4월의 경치를 감상하면서 가다 보니 어느덧 하동. 나림 문학관에 도착하여 제막식 및 기념 식수, 그리고 여러 초청 작가들의 강연을 듣는 첫날의 순서가 끝난 후 조 유행 하동 군수님이 돌팀이 횟집에서 베풀어 주신 저녁은 싱싱한 회와 하동의 특산물인 재첩으로 만든 국, 무침등으로 차려진 푸짐한 상이였다. 그러나 인도, 멕시코등지에서 온 몇몇의 작가들은 아직 꼬물락 거리며 움직이는 낙지 회에 놀래 감히 젓가락질을 못하고 서로 얼굴만 쳐다보기만 하고 있었다. 한국 회에 익숙치 않은 나 역시 애꿎은 김치나 상추 몇개로 저녁을 대신했지만 즐겁고, 기억나는 저녁 시간을 보내기도 하였다.
경상도 하동에서 가장 좋다는 미리내 호텔에 주최측의 배려로 짐을 푼 우리.
호텔 방의 커다란 유리창에서 보이는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우리는 모두 탄성을 질렀다. 유리 창문 바깥으로는 안개가 다소곳이 끼어있고 물새가 유유작작 날라다니 는 섬진강이 구비구비 흘러가고 있었다. 그 강 둘레에는 모래사장이 드 넓게 펼쳐져 있고 갈대와 이름 모를 꽃들이 바람에 온 몸을 내 맞긴채 흐느적 거리고 있는데 아! 이 평화스러움이 더욱 소중한 것은 격동의 시대가 지나간 후 우리에게 주어진 귀한 유산이기 때문이 아닌가!
수많은 사연을 물결에 싣고 어디론가 흘러가버린 섬진강, 그 강 너머는 전라도 땅이 지리산을 등에 엎고 웅대하고 기품있게 자리 잡고 있었다.
한 동족끼리 흘린 피와 눈물. 서로 정답게 살던 이웃끼리 이데올로기의 의미도 모른채 어느날 적이 되어버린 아픈 역사의 과거.
그러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하여서는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고 용서함으로써 가능하다고 이병주 선생님은 말하는 듯 하다.
삼포 지향 하동!!!!
갈대와 바람과 안개를 껴 안으며 섬진강은 유유히 흘러가며
지리산 천왕봉은 도도한 자태로 우뚝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