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구구단 외기를 연습하고도 물으면 또 엉뚱한 대답을 하는 아이…아니, 왜 둘씩 더해 나가는 것도 그리 못할까… 그게 뭐 그리 어렵다고… 하며 가슴을 친다. 내 어릴적, 세상에서 제일 재미없는게 구구단이며, 세상에 누가 만들었는지 제일 원망스러웠던게 바로 구구단인데, 구구단때문에 생전 안해보던 나머지 공부도 해보고, 칠단을 외울적엔 닭똥같은 눈물도 뚝뚝 흘렸었는데 이미 그런 일들은 잊어버린지 오래다.
아이가 네살 되던해, 한국을 다녀와서는 외할아버지에 대해 물었다. “엄마, 엄마 할아버지는 어디있어?” “ 응, 할아버지는 일찍 돌아갔어”, “왜?” “많이 아프셨어.. 병이 있으셨거든.”그렇게 설명을 하며 나는 나름 마음이 짠~하여 말을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순간 “엄마가 말 안들었구나” 맙소사, 말안듣는 청개구리 이야기를 읽어주며, 너도 말안들으면 엄마 병나서 일찍 죽는다하고 한마디 덧붙였던게 이유였다.
어느날, 디즈니랜드에서 그리 무서운줄 모르고 태웠던 롤러코스트를 타고 내리며 “ 휴~, 고향에도 다시 못돌아갈뻔 했네..” 서울쥐 시골쥐를 읽으며 나름 터득한 말이었다. 그말은 그 후로 우리 집안에서 어려운 일이 생기며 유용하게 써먹는 유행어가 되었다.
예쁘게 키우던 까만색 금붕어가 죽던날, 아이는 그 어항을 부여잡고 그렇게 한참을 울었다. 그리곤, 나보고 “엄마, 할아버지 돌아가셨을때도 이렇게 슬펐어?”그런다. 금붕어랑 할아버지를….그리고 그 쓸쓸한 자리를 채우기 위해 다시 사온 금붕어가 죽었을때, 나는 아이가 보기전에 얼른 치워버렸다. 그리고 어디있냐고 묻는 아이에게 금붕어는 지금 병원에 입원중이라고 했다. 그리고 가끔 우리는 아이의 금붕어를 만나기 위해 펫스토어로 문병을 간다.
어느날 뒷뜰에서 커다란 달팽이를 발견하고는 아이는 그것을 상자에 넣어 키우겠다고 졸랐다. “저건 아빠 달팽이인데, 지금 일마치고 집에가고 있는 중인것 같아. 아가 달팽이가 얼마나 기다리고 있을까? 너처럼…” 그랬더니, 이내 그 마음을 접었다.
나는 아이들의 저 순진함에 웃고, 순수함에 감동받는다.
할아버지와 말안듣는 엄마를 생각하며 아이는 제모습과 같은 엄마를 상상했을 것이며, 펫스토어에 입원해 있는 자기 금붕어를 만나러 가서 아픈 물고기들이 입원해 사는 입원실이라 여기는 커다란 수족관의 구석칸에서 두손모아 그 물고기들을 위해 기도 하고, 커다란 달팽이를 보며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아빠의 모습과 아빠가 없다는건 상상할 수도 없는 자신의 모습을 함께 떠올렸을 것이다.
구구단을 외며 우리 아이도 세상에서 제일 재미 없는게 구구단이며, 세상에 이런걸 누가 만들었을까 원망을 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그랬으니까…그래, 잊지말아야지… 나도 그랬다는 걸…
투쓰리? 포. 아이구… 아이를 키우며 내 인생에 딱 한번으로 끝날줄 알았던 구구단의 공포가 다시금 찾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