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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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평, 도쿄, 하꼬네 (2)

2008-08-1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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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희 뉴욕시 교육청 학부모 코디네이터

서울에서 차로 약 세시간 거리에 위치한 용평스키장은 여름에는 용평 리조트 타운으로 이용되고 있다. 가족들이 휴가를 즐길 수 있도록 많은 명물요리 식당들은 물론이고 호텔들을 비롯해 골프장과 콘도들, 부유층 소유의 개인 주택들이 스위스의 산장같이 아름답게 건축되어 산등성이에 자리 잡고 있다. 어린이와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튜브 슬라이드와 옥외 자쿠지, 각종 찜질방 등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설들은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대규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다만 어른들이 수영할 큰 풀장이 없었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한국에서 콘도의 개념은 미국의 콘도미니엄과는 다르다. 외양은 호텔과 같지만 내부시설은 부엌이 있고 취사도구와 한국식 이부자리가 마련된 가족을 위한 숙박시설이다. 음식을 직접 해 먹을 수 있어서 밤에 구내매점에서 물과 라면을 사 놨다가 아침에 라면을 끊여 먹었다. 공기가 좋고 시설이 훌륭했지만 외국인들은 별로 잘 눈에 안 띄고 내국인들의 단체 연수객과 학생단체 등이 버스를 대절해서 많이들 왔는데 외국 관광객들도 많이 유치할 상품을 개발하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미래의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대한 아이디어와 계획은 꼭 한국에 사는 한국인에만 국한하지 말고 외국에 살면서 각국을 여행하면서 몸소 장점과 단점을 알고 있는 사람이 외국인 관광객의 관점에서 가장 재미있고 기억에 남고 또 오고 싶은 코스를 개발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서울이나 도시뿐 아니라 고속 열차 타고 전국 각지로 분산해서 토속적이고 흥미로운 우리의 금수강산을 소개하면 매력적인 우리나라를 자세히 알리고 관광수입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익숙하고 사소하게 여기는 우리의 문화와 명소들도 외국인들에게는 신비하고 소중한 경험과 추억이 된다.

뉴욕 플러싱 지역에 생긴 대형 찜질방도 처음에는 오해를 받아 동네 정치인의 표적이 돼서 개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일이 문득 떠올랐다. 같은 한국 사람으로서 분개하여 혼자 찾아가서 한국의 목욕탕 문화가 힘들고 찌들린 뉴욕 시민의 좋은 휴식처가 될 거라는 설명을 했었다. 그러나 도대체 이해하려 들지 않아 토니 아벨라 의원의 보좌관들이 문들 닫아야 할 만큼 격렬한 대화를 나누고 아무도 보낸 사람 없는 한국인의 대표자격으로 속 시원하게 설명하고 왔던 적이 있다.

용평에 갈 때는 고속도로를 타고 원주방향으로 해서 용평에 갔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춘천 쪽으로 돌아왔는데 경치가 완연히 달랐다. 완만한 경사를 이룬 원주쪽으로 해서 가는 길과는 달리 경춘 고속도로를 거쳐 서울로 돌아오는 청평, 양수리 경치는 잘생긴 총각같이 든든하고 길게 삼각을 그리며 봉우리들이 이어지며 높게 서 있었다. 빽빽한 푸른 숲과 왼쪽 편으로 간간이 보이는 시가지와 더불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뉴욕에서 펜실베니아로 가는 길과 비슷한 면도 있었다. 하룻밤 자고 온 짧은 여행이었지만 아주 만족하고 좋은 휴식인 그런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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