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스터 현씨 / 임문자
2008-08-05 (화) 12:00:00
전주 이씨가 있고
경주 김씨도 있으며
나의 남편은 연주 현씨의 자손.
회사에서 파견 되어 뉴욕의 지사장이 된 후,
어린 남매와 우리 부부는 미국에서 산다.
사람의 일이란 계획대로 되는 것은 아니어서
사람들은 그것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여차여차 한 사연으로 이주한 이곳은
할리스터, 칼리포니아.
어느 듯 30년
아이들이 자라서 철이 든 이 곳은
그들의 고향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남편은 누이들이 없는 외아들
그는 이제 할리스터 현씨의 조상이라고
우리는 말한다.
사람들은 조상이 살던 곳을 본향으로 삼고,
우리는 새로 시작한 이 땅을
사랑하기로 하였다.
우리의 자손들은 많아지겠지.
지금은
방방곡곡 여러 나라에 한민족이 있다.
우리의 아이들이 어디에 있다해도
내가 낳은 현씨들은 번창할 것이다.
나는 이제
모든 할리스터 현씨들의 어머니.
내 아이들의 자손
그들의 이름은 할리스터 현씨.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 것인가. ‘고향이 따로 있나 정들면 고향이지.’라고 말하지 않는가. 시부모님의 직계 자손은 한국이 아니라 이제는 모두 미국에 있으며, 이 곳에서 나의 현씨들은 새로운 가지가 되어 벋어 나가기 시작하였음으로. 그러나 산호제 이씨라든지, 산호제 김씨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같은 도시에 사는 같은 성씨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현씨는 희성이기도 하고 이 곳을 아는 사람들도 많지 않다. 앞으로도 현씨들이 이 곳으로 이사 올 확률도 희박하다. 그러므로 우리가 최초인 할리스터 현씨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