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에 바쁜 일상생활을 잠시 놓아 버리고 강원도 인제에 있는 선방엘 다녀 온적이 있다.
설악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이곳은 아담한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한겨울 이었는데도 바람도 없이 참으로 아늑하게 느껴졌었다.
새벽 3시에 일어나는 시간인데 거의 300명 가까이 되는 대중들이 소리도 없이 그리고 재빨리 자신들의 침구들을 정리해서 지정된 벽장속에다 반듯하게 넣어 놓는다. 세수들을 간단하게 마치고 단정하게 법복으로 갈아입고 법당으로 모두 모여 새벽예불을 올린다. 예불중에 날마다 몸과 마음으로 지은죄 들을 참회도 하는데 스님들께서 돌아다니시며 향에 불을 붙여 손목에 따끔하게 연비를 해 주신다. 난 그 따끔한 느낌으로 내 안에 있는 쓰레기 들이 태워 지는것 같아서 항상 신선한 느낌이 들곤 했다.
선방에 돌아와 큰스님의 법문을 들으면서 새벽정진을 마치면 각자 소임따라 청소를 하고 아침을 먹는다.
모든 대중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정해진 그릇들로 식사를 하는데 크고 작은 몇개의 그릇들은 모두 나무로 되어있고 각자 선방에 마련 되어있는 지정된 자리에 항상 보관하며 쓴다.
바루라고 하는 이 나무그릇들로 식사하는 것을 바루공양 이라고 하는데 모든 대중들이 빙 둘러앉아 조용히 묵상하고 있으면 후원(부엌)에서 커다란 그릇들에 밥이며 국,나물들이 담겨 올라온다.
스님께서 죽비로 신호를 해주시면 연장자들 부터 적당히 자신이 먹을만큼만 그릇에 담고 바퀴달린 그릇들을 옆자리로 살며시 건넨다.
이렇게 해서 전 대중들이 음식을 나누었으면 다시 스님께서 죽비로 식사를 시작하라는 신호를 하시면 마음으로 정진하며 조용히 식사를 한다.
식사가 거의 끝나면 청수물(깨끗한 마시는 물)을 돌린다. 각자 조금씩 받아서 무우조각이나 김치조각으로 각자의 그릇을 깨끗이 부셔서 그물을 마시고 일부를 남겨서 그릇들을 깨끗하게 씻는다.
다 끝났으면 크고 빈 그릇을 돌리는데 그릇 씻은물을 살짝 따르고 조금이라도 찌꺼기가 있으면 자신이 마신다. 깨끗한 수건이나 휴지로 그릇들을 닦고 보자기에
잘싸서 제자리에 놓고 다음식사 시간에도 똑같이 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자신들의 그릇들을 깨끗하게 씻기까지 했는데 마지막 나오는 물은 처음 돌렸던 물처럼 맑은 청수물 이다.
이렇게 해서 나오는 청수물은 배는 올챙이 배만큼 큰데 목구멍은 실같이 가느다란 그래서 타는듯한 갈증과 허기에 몸부림 치는 영혼들의 유일한 식사라고 한다.
이 바루공양은 부페식사의 극치인것 같다. 정말 아름답고 멋있고 유익한 식사 법도이다. 버리는 것이 전혀없는 식사법이다.
밖의 모든것을 놓고 자신안의 마음의 쓰레기들을 태워서 진정 자신의 고향을 찿을려는 노력과 더불어 밖으로도 전혀 쓰레기들을 만들지 않는 선방생할은 나에게 큰 가르침으로 새겨졌다.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크고작은 쓰레기로 지구가 병들어 가고 있다.
바다에 섬처럼 떠 다닌다는 썩지도 않는 쓰레기 더미들!
우리를 위해서 사랑하는 우리 자손들의 미래를 위해서 진정으로 돌아봐야 할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