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이비리그 육아법

2008-07-28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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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감각을 깨워라

얼마 전에 아는 분에게서 저녁식사를 초대받아 집으로 찾아간 적이 있었습니다. 아직 어린 자녀 둘을 슬하에 둔 부부는 대학을 아이비리그에서 졸업하고 명문대 의대를 나온 부부 의사였습니다. 식사대접을 잘 받고 재미있게 이야기 하는 중 눈에 들어 온 것은 냉장고에 있던 어떤 글씨였습니다. 냉장고의 하단 부분에는 ‘apoop’ 이라고 장난감 자석 알파벳으로 써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어가 아니니까 “우연이겠지”하며 저기에 있는 재미있는 단어는 누가 썼느냐고 웃으며 물어봤습니다. 그 단어는 우리 여섯 살짜리 아들이 썼다는 엄마의 말에 저도 “아, 저게 단어구나”라며 놀라게 되었습니다. 흥미로워진 저는 그 집 아들의 해박한(?) 단어 실력에 감탄하며 그런 천재적인 재능을 이끌어내는 육아법과 조기 학습법에 대해 물어 봤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많은 감탄을 하게 되었습니다. 6세와 4세의 자녀가 있는 그분은 아이들이 세살과 한살 때부터 주말마다 한 번도 빼먹지 않고 도서관을 함께 갔다고 합니다.
물론 세살의 자녀가 책을 읽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매일 밤마다 이 아이비리그 부모님은 아들에게 빌려온 책을 읽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책들은 아이가 언제든지 자신이 찾아서 볼 수 있도록 눈에 잘 띄는 곳에 놓아두고 항상 책이 텔리비전보다 재미있도록 유도하였습니다. 텔리비전은 가능한 한 켜지 않고 자녀가 텔리비전을 보며 재미있어 하고 즐거워하는 부모를 보는 게 아니라 책을 보며 기쁨을 얻는 부모를 관찰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언젠가부터는 책을 읽어주지 않으면 아이들이 잠이 들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 부모님은 점차 가속도의 효과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는 것과 책을 즐기는 것을 유도하였을 뿐인데, 아이들은 점점 책을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책과 가까이 함이 당연한 즐거움으로 다가왔고, 점점 더 난이도가 높은 책을 자녀 스스로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점차 자녀의 단어가 늘게 되고 더욱 난이도가 높은 단어를 아이들이 알기를 원하고 습득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발견된 임상실험 결과는 우리가 잘 알듯이 자녀는 태어나기 전, 임신 중에도 언어를 듣고 이해한다고 밝혔습니다. 인간의 십만 개 유전자 중, 오만개 이상이 신경조직 구성을 위해 존재합니다. 이렇게 어릴 때, 두뇌는 기초적인 신경조직이 구성되는데 이 구성의 틀을 잡아주고 활성화시켜 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Syntax(언어의 문장)를 구성하는 능력은 5살 이전에 모두 갖추어지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5세 후에는 언어의 능력이 개발되는 한계가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자녀가 아주 어릴 때, 두뇌의 회로가 완성되기 전에 더욱 큰 발전을 할 수 있도록 부모의 관심과 자극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아이가 세살이 될 때까지 아이는 앞으로 20여년간 성장할 두뇌의 바탕을 이룹니다. 그러므로 가만히 놓아두는 것보다는 더욱 배움으로 자극시키고 배움을 흥미로울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에서 영어공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비해, 미주 한인사이에서는 아이들의 영어 습득은 자연스럽게 저절로 된다고 믿고 별로 신경을 안 쓰는 걸 자주 보게 됩니다. 영어는 상당히 깊은 학문이기 때문에 개개인 마다 영어의 능력은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어렸을 때 더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데 그냥 놓아두는 것은 마치 아이의 포텐셜을 일부러 제한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장난감도 마찬가지 입니다. 항상 아이의 사고력을 자극하고 해내는 즐거움을 느끼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714)293-0123, www.drjustinchoe.com
저스틴 최<임상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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