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0대’
(American Teen) ★★★½(5개 만점)
젊은이 4명의 실생활을 기록영화로
고교졸업과 성장·인간관계
극영화처럼 교묘하게 편집
인디애나의 백인 중산층이 사는 와쇼라는 작은 도시의 고등학교 남녀학생 4명을 선정, 그들의 집과 학교에서의 생활을 1년간 추적한 기록영화다. 감독 나넷 버스틴은 교묘하게 영화를 편집해 기록영화를 마치 극영화처럼 만들었다. 학생들은 배우 같고 그들의 실생활은 드라마처럼 보인다. 그래서 재미는 있지만 사실적이라기보다 인위적인 필름 조작이라고 여겨진다.
4명의 학생들이 고교졸업 후의 자신들의 선택을 초조하고 불안하게 기다리는 것과 함께 이들이 이 과정서 겪는 위기들을 다루면서 이들과 부모와의 관계 및 친구들과 애인들 간의 관계를 조명하고 있다.
해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와쇼를 벗어나 캘리포니아에서 영화를 공부하는 것이 꿈. 해나의 어머니는 신경쇠약증에 걸려 남편과 별거, 해나는 할머니와 함께 산다. 해나의 부모는 모두 딸이 혼자 대도시로 가는 것에 반대한다.
또 다른 여학생은 부잣집 딸로 학교에서 여왕벌 행세를 하는 메이간. 메이간은 근본은 악하지 않으나 여왕 기질을 발휘, 다른 학생들을 무시하고 또 때로 못되게 굴어 해나는 메이간을 ‘가장 못된 암캐’라고 부른다. 그런데 메이간은 아버지를 비롯해 온 가족이 모두 나온 노트르담 대학에 들어가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후에 입학허락 통보를 받은 메이간이 아버지를 껴안고 우는 모습이 그녀가 아직도 순진한 소녀임을 보여준다.
남학생 콜린은 학교의 농구팀 스타. 콜린은 아버지로부터 대학에 들어가려면 체육특기 장학생으로 선발되는 방법밖에 없다는 말을 끊임없이 들어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나머지 하나는 얼굴에 여드름이 잔뜩 난 제이크. 학교 밴드부원인 그는 친구도 애인도 그리고 자신감도 없는 아이인데 그가 데이트 상대를 구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측은하면서도 우습다.
영화가 만들어낸 멜로드라마와도 같은 점과 함께 10대들이 갖고 있는 문제들인 섹스, 작당, 알콜 문제 등에 관해 전연 언급이 없는 것도 흠이다.
PG-13. 아크라이트(323-464-4226), 센추리15(310-289-4AMC) 등.
‘후회하지 않아’(No Regret) ★★★
부자와 빈자 간의 우여곡절이 많은 사랑을 그린 전형적인 멜로드라마로 한국 영화. 그런데 드라마의 두 주인공이 남성이라는 점이 여느 영화와 다른데 동성애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었다. 끝에 가서 스릴러 형태를 갖춘 것은 그동안의 진지한 작품성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대담한 동성애 장면이 많다.
고아원 출신의 수민(이영훈)은 서울서 게이 바의 호스트로 일하며 산다. 그는 여기에 취직하기 전 한 공장에서 일하다가 해고를 당하는데 회사 사장의 아들 재민(이한)이 게이 바에서 수민을 만나면서 사랑에 빠진다.
처음에는 자기가 미워하는 부자인 재민의 접근을 거부하던 수민은 자기도 재민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둘은 뜨거운 연인 사이가 된다. 그러나 재민이 부모의 지시에 따라 결혼을 하게 되면서 수민은 깊은 고뇌에 빠진다.
성인용. 일부 극장.
‘야성의 인생’(Eight Miles High) ★★★
1960년대 독일의 반체제 단체의 멤버로 나체모델 출신의 독일판 브리짓 바르도와도 같은 우쉬 오버마이어에 관한 화끈하고 흥미 있는 기록영화. 우쉬는 롤링스톤즈의 믹 재거와 키스 리처즈 그리고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 등과 연애를 한 자유혼의 여자다.
우쉬는 10대 때 가출해 뮨헨에서 나체 잡지 카버모델로 성공, 이 도시 클럽의 스타가 된다. 반항적인 우쉬는 모델로서 반체제 단체의 멤버가 되면서 매스컴을 크게 탄다. 그러나 한 곳에 매어 있기를 거부하는 우쉬는 롤링스톤즈의 두 남자의 연인이 된다. 그러나 그녀는 이것에도 싫증을 느끼고 거대한 밴을 몰고 세계를 여행하는 모험가 복호른의 애인이 되면서 둘은 10년간 전 세계를 여행한다. 우쉬는 현재 LA의 토팽가캐년에 살고 있다. 노골적인 나체와 섹스신이 많다. 성인용, 선셋 5.
‘시베리아 횡단열차’ (Transsiberian) ★★★
눈덮인 삼림 속의 범죄·멜로 드라마
베이징서 모스크바 7일 여정
열차객실에 성적인 긴장감이…
눈 덮인 시베리아(리투아나에서 촬영) 삼림 속과 벌판을 달리는 대륙간 횡단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범죄물 액션스릴러이자 도덕극이요 또 부부간의 문제를 다룬 멜로드라마다. 옛날 스타일의 영화로 범죄멜로물의 온갖 요소를 골고루 갖춘 즐길 만한 작품인데 특히 겨울 풍경을 찍은 촬영이 좋다.
베이징에서 교회가 주최한 불우아동 돕기 봉사활동을 마친 미국인 부부 로이(우디 해럴슨)와 제시(에밀리 모티머)는 베이징 발 모스크바 착 열차에 몸을 싣는다.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는 1주일이 걸린다. 로이와 제시는 서로 사랑하면서도 아기 갖는 것에 대해 견해가 달라 둘 간에 알력이 있다. 제시는 아마추어 사진사로 열차 내 온갖 형태의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로이와 제시가 탄 침대 4개짜리 객실에 미남인 스페인 남자 칼로스와 그의 미국인 애인 애비가 동승하면서 얘기가 본격적으로 추진력을 갖춘다. 그리고 칼로스가 제시에게 성적으로 접근하면서 제시의 마음에 동요가 일어난다. 한편 애비는 거의 말이 없다.
기차가 정거했던 역에서 떠난 뒤 제시는 로이가 없어진 것을 발견한다. 그래서 제시와 칼로스와 애비는 다음 역에서 로이를 기다리기로 한다. 여기서 제시는 칼로스의 제안에 따라 버스를 타고 외딴 곳에 있는 교회의 유적지를 찾아간다. 여기서 다시 칼로스가 제시를 육체적으로 유혹하면서 엄청난 사건이 일어난다.
영화는 중반에 접어들면서 마약을 둘러싼 범죄영화로 돌변된다. 칼로스와 애비는 국제 마약밀매자들로 이들을 잡기 위해 산전수전 다 겪은 러시아의 형사 그린코(벤 킹슬리)가 기차에 오른다.
그리고 고문과 살인과 달리는 열차 안에서의 육박전과 열차 탈선과 도주 등이 벌어진다. 마지막에 가서 수수께끼 같은 애비의 정체가 밝혀진다. 주인공들의 선과 악의 구분을 애매모호하게 묘사하면서 도덕성과 부패와 가치관 등에 관해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것은 부수적인 것들이고 이 영화는 범죄 오락물이다.
성인용. 일부 극장.
‘보이 A’(Boy A)
10세 때 저지른 끔찍한 범죄로 14년간의 옥살이 끝에 출소한 보이 A는 케이스워커인 테리에 의해 잭이라는 새 이름을 얻는다. 잭은 새 도시에서 아파트와 직장까지 얻은 뒤 새 인생을 시작한다.
그는 같은 직장에 다니는 크리스를 친구로 사귀고 미셸과는 연인 사이가 된다. 그러나 잭은 새 인생을 살면서도 과거에 대한 죄의식에 시달린다. 잭은 자기의 과거를 친구와 애인에게 숨길 것인가 아니면 이들에게 고백함으로써 면죄를 받을 것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 끊임없이 고민한다. 그러나 테리는 잭에게 본인의 안전을 위해 절대로 과거를 누설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잭은 자신이 이젠 남들처럼 사랑하고 연민하고 신의를 지킬 수 있는 자가 됐다는 것을 알지만 결국 자신은 과거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성인용. 일부 극장.
‘의붓형제’(Step Brothers)
홀어머니 낸시(메리 스틴버젠)와 단 둘이 사는 나이 39세의 철 덜든 어른 브렌난(윌 퍼렐)은 직장을 수 없이 바꾸는 룸펜. 홀아버지 로버트(리처드 젠킨스)와 단둘이 사는 데일(존 C. 라일리)은 나이 40에 직장도 없는 날건달로 그 역시 성숙치 못한 어른이다.
그런데 낸시와 로버트가 결혼을 하게 되면서 브렌난과 데일은 한 지붕 밑에 사는 의붓형제가 된다. 둘은 처음에는 서로를 적으로 간주하고 사사건건 시비를 걸면서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놓는다.
그런데 낸시와 로버트가 집을 팔아 그 돈으로 세계일주 크루즈를 할 계획을 세우면서 브렌난과 데일은 먹고 살기 위해 직장을 찾느라 난리법석을 떤다. R. 전지역.
‘백헤드’(Baghead)
젊은 남녀 간의 가장된 성적 관계와 배신에 관한 깨무는 듯한 드라마이자 싸구려 공포영화를 풍자한 저예산 변두리 영화로 ‘블레어 위치 프로젝트’를 연상케 한다. 배우 지망생들인 두 쌍의 젊은 남녀가 주말을 맞아 영화 각본을 쓴다고 숲속의 오두막에 도착한 뒤 머리에 종이백을 뒤집어 쓴 누군가에 의해 미행을 당하면서 공포를 경험하는 얘기.
늠름한 체구의 맷과 그와 11년간 이어졌다 끊어졌다 하는 관계를 맺고 있는 애인 캐서린 그리고 이들의 친구인 채드와 채드가 새로 사귄 애인 미셸은 오두막에 짐을 푼다. 그런데 미셸이 채드의 구애를 물리치고 맷에게 접근하면서 젊은 남녀들 간에 긴장감이 감돈다. 과연 머리에 종이백을 쓴 사람은 사실인가. 환상인가.
R. 선셋5, 모니카 4플렉스(310-394-9741) 등.
‘탈취’(Take) ★★★
강도에 의해 아들을 잃은 여인과 처형을 기다리는 강도의 궁극적 구원과 용서를 그린 드라마이자 스릴러로 처음에는 서로 관계가 없는 두 사람의 얘기가 시간대를 교차해 가면서 진행된다.
10년 전. 남의 집 청소를 해주며 생계를 이어 가는 아나(미니 드라이버)는 7세난 학습능력 지진아인 아들을 키우고 있다. 삶에 지친 아버지와 둘이 사는 삶의 좌표가 없는 젊은 솔은 진 빚을 갚기 위해 마켓강도를 결심한다. 그리고 아나와 솔이 우연히 한 장소에서 부닥치면서 아나에게 커다란 비극이 일어난다.
시간대가 현재로 옮겨지면서 솔은 교도소에서 처형을 기다리고 아나는 솔의 처형을 목격하기 위해 교도소를 방문한다. 그리고 아나는 솔을 면회한다. 종교와 신과 구원의 주제를 무척 강조한 영화다. 성인용. 일부 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