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략화해연구소 주선으로 이달 초 북한을 방문한 미국의 한인 2세 5명이 북한 중·고교생들에게 영어회화를 가르치고 있다. <사진제공=국제전략화해연구소>
북한 중·고교생들이 영어권 미주 한인 2세들로부터 살아있는 영어수업을 받는 기회가 처음 열렸다.
미주 한인 2세들로 구성된 영어교사 5명은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북한을 직접 방문해 현지 학생들에게 영어회화를 가르치고 돌아왔다. 이는 북한과 미국 사이에 처음 있는 일이어서 주목된다.
이번 영어수업은 국제전략화해연구소(ISR·소장 전영일)가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글로벌 리서치 인턴십’을 통해 미 대학생들을 북한 현지에 파견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북한이 미국의 비정부기구(NG))에게 허용한 영어 ‘지식교환’ 사업의 첫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2세 대학생들은 전영일 소장을 단장으로 한 9명의 대표단과 함께 북한을 방문, 북한 중고교생들이 쉽게 익힐 수 있는 미국식 영어회화를 위주로 수업을 진행했다. 영어교사로 참여한 ISR 인턴 에스더 김(23·바욜라 대학 영문학 졸업)씨는 “미국인과 동일한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2세 한인들의 장점을 활용해 북한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영어를 가르치며 영어교육에 기여하게 돼 무척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구소는 요즘 북한 학생들이 가장 배우고 싶어 하는 제2외국어로 ‘영어’를 가장 많이 꼽고 있지만 외부인의 학생 접촉이 극히 제한돼 있어 현지인과 대화하거나 직접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이번 영어수업이 향후 북미 양국 정부의 주도 아래 학술교류 및 학생교류의 새로운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1998년부터 인도주의적 대북지원 활동을 펼쳐 온 연구소는 10년간 총 25차례에 걸쳐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특히 항생제 및 해열진통제, 산모치료용 약품과 종합 비타민, 청진기 등 수술도구와 외과치료용품,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와 목발지원 및 현지 의족생산 지원 등 320억원 상당의 대북보건 협력 사업을 지원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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