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픈만큼 성숙해지고 / 조이 안

2008-07-15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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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의 창

가수 구창모씨를 오래간만에 TV에서 봤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무대밖으로 사라진 그의 이후 삶을 봤습니다. 키르기스탄이라는 낯선나라에서, 그 나라 최초 고층 고급 아파트를 짓는 국책사업의 건설사 회장이 되어 있더군요. 고통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뛰쳐나가는 그의 삶의 태도에 놀라며, 오래간만에 참 좋은 방송을 본다고 남편과 말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수많은 히트곡 중, 그가 가장 좋아한다는 ‘아픈만큼 성숙해지고 ‘ 라는 노래가 제 입에서 흘러나왔습니다.

며칠간의 냉전 후, 어젯 밤 남편과 마주 앉았습니다. 정작 소리 치고 싶은 말은 뒤에 감춰 두고, 차근 차근, 최근 내가 그에 대해 느낀 것들을 알려주었습니다. ‘ 솔직하게 말 해줘서 고맙다’ 는 남편 말에 기분이 ‘으쓱’했습니다. 하지만 이어지는 남편의 날카로운 논리 앞에 나의 교만은 낱낱히 벗겨지고 말았습니다.

네가지 보기 중, 옳고 그른 것만 고르던 학창시절 시험문제를 풀 듯, 세상도 그렇게 바라보고 살아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점수를 따지듯, 내가 보기에 옳다고 판단되어지는 쪽에 서 있어야 잘하는 것 같아 기분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착각하며 살아 온 것들이 요즘 참 많이 깨집니다. 집 돼지가 산으로 가면 송곳니가 튀어나온다고 합니다. 환경에 따라 변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인 것을 , ‘ 내가 많이 변한 것 같다’ 며 또 으쓱해하는 나의 말에 남편은,


‘평생 변하며 살다 죽는 거야.’

얼마전 주일 설교로 ‘고통이 기쁨으로’ 라는 주제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 아픈만큼 성숙해지고’ 라는 노래가 새삼 마음에 와 닿는 것과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이 내 뜻대로 안될 때, 사는 것이 고통이라고 느낍니다. 하지만 그 고통은 다음에 올 변화가 내게 얼마나 좋은지를 알게 하는, 꼭 거쳐야 할 과정이라는 것.

변화를 위해 치뤄 야 할 고통을 무서워해서 피하면 더이상 앞으로 나갈 수 없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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